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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Jul 23. 2018

디자인 원칙 2

원칙에 대한 글을 하나 써놓고 보니 또 하나의 원칙이 떠올랐다. 이번 해커톤을 하면서 느낀 점인데. 정부지자체와 로컬시민들의 도시재생 인식차가 크다는 점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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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를 중요시하는 정부와 지자체의 도시재생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이다. 모여 거주하면 좋겠지만 그건 쉽지 않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관광"이다. 도시를 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사람들을 많이 불러모으면 도시재생은 성공이다! 물론 세수도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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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로컬 주민은 자신들이 구경거리가 되는 것이 달갑지 않다. 관광 산업과 상업의 수입도 극히 일부에게 돌아간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삶의 터전도 빼앗기고 쫓겨난다. 이를 젠트리피케이션이라고 하는데 왜 그런 이름이 붙은진 모르겠다. 영국 젠트리 계급에서 따온 말이겠거니 하면, "자본화"란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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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문제는 이런 인식차가 아니다. 해법이 엉뚱하다. 관광을 목적으로 하는 지자체는 지역 시민들에게 의견을 듣는다. 관광을 싫어하는 지역민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줄리 없다. 반대로 로컬문화를 추구하는 지역민들은 외부인들의 의견을 청한다. 마찬가지로 관광을 다니는 외부인이 적절한 대안을 줄리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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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 서울 브랜드 아이덴티티 "아이서울유"를 비판하면서 한가지 디자인 원칙을 알게 되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이덴티티 구축을 시민들에게 맡겼다. 그 목적이 외국에 서울을 알리는, 즉 관광이었음에도. 반대로 디자인서울의 공공디자인은 외국인들이게 맡겼다. 그 목적이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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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실패했다. 그 원인이 조언을 거꾸로 청했기 때문이다. 관광은 외지인에게, 생활은 지역민에게 물었어야 한다. 이 상식적인 접근을 몰랐기에 귀한 세금이 헛되게 쓰였던 것이다. 그래서 관광은 관광객에게, 생활은 지역민에게, 즉 "혜택을 받는 이에게 조언을 구하라"가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도시재생 주체들은 이 상식적인 원칙을 제대로 지켜 진행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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