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러 생각

최인훈 작가와 노회찬 의원을
추모하며

by 윤여경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죽으면 저 세상에 먼저 간 사람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다. 작년 이성민 선생님과 황금률 세미나를 하면서 <파스칼의 인간 연구>라는 책과 저자 미키 기요시라는 일본 철학자를 알게 되었다. 그는 파스칼이 신에 적용한 확률론을 죽음에 적용한다. 죽은이들이 저승에 없다는 100% 확신은 불가능하다며. 나는 미키 기요시의 저 생각이 뇌리에 각인되었다. 나중에 이런 생각은 이미 한민족 정서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죽음에 대한 인식이자 정서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

우리는 어제 두 죽음을 목격했다. 최인훈 선생과 노회찬 의원이 돌아가셨다. 이승의 집을 떠나신게 아니라 본래 집이었던 저승으로 돌아가셨다. 이승은 하나의 여행이었고, 저승이 안식처인 셈이다. 노의원의 급작스런 비보는 여전히 큰 충격이지만... 여행길 동무가 안식처로 갔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위안이 된다. 천상병의 귀천처럼.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나는 아직 죽기엔 이르다. 나이가 적어서가 아니라 저승에 가서 만날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승에서 만난 부모님과 선생님, 친구들은 여전히 함께 여행중이기에 이승을 떠난다면 친구들은 너무 슬플 것이다. 나 또한 그들이 너무 보고 싶을 것이다. 특히 나를 여기에 있게 해주신 부모님에게 너무 큰 불효다.

-

어제 나는 내가 죽어서 찾아뵙고 싶은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비록 생전에 만난적은 없지만 만나고 싶은 분들이 저승에 있다. 장일순, 노무현, 노회찬, 최인훈... 이렇게 생각하니 저승길이 그렇게 외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두려움도 다소 완화된다. 물론 나는 아직 여행이 즐겁지만.

-

안녕히 가세요. 다시 또 뵈어요. 비록 바쁜 이승 길에선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저승에 가면 꼭 찾아 뵐께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최저임금 논쟁에 반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