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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Jul 29. 2018

‘양날의 칼’ 마주한 서민 대통령

http://hankookilbo.com/v/98d28ddd48fc452e990644782ae39003


큰 틀에선 동의하지만 진보-보수 프레임 나눠놓고 진단하는 건 좀 그렇다. 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중하게 경제를 이끌 것이라 보는데, 그 신중함 때문에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이다. 속도가 느리면 안가니만 못한 느낌이다. 시간은 쏜살같아서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면서 역설적으로 후퇴한다는 느낌마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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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소득주도성장이나 개혁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무언가를 던져주지 못한다는 점에 있다. 도시재생이나 청년취업률 등 해결하기 어려운 거대한 이슈만 난무할뿐 서민들은 도무지 뭐가 좋은건지 알수 없다. 게다가 거대한 이슈는 늘 물거품이 되고 부패와 비리의 온상이었음을 이미 체감한 사람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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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덮친격으로 52시간 근무제는 그 흐름이 맞고 일부 노동자에게는 좋은 정책이었을지 모르지만 그 이상의 노동자들에게 사용자가 감시하고 통제할수 있는 좋은 계기를 주어 원성만 사고 있다. 노동시간이 줄어 직접적인 임금이 주는 것이 가시화되면(9월즈음부터) 원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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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정책, 최저임금은 말할 것도 없다. 소리만 크고 성과는 없으며 원망만 들을 것이 뻔하다. 50~100채씩 가진 부동산 소유자들이 세금 수천만원 오른다고 눈하나 껌뻑할까. 이명박은 수조원을 들여 다스를 새로 매입한다는데... 그들에게 억대의 세금은 돈도 아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굳이 내지 않아도 되니까. 몇채 가진 사람들 세금 올리다 대의를 상실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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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도 그렇다. 노동자들 시간당 1000원 올린다고 삶의 질 향상이 체감될까? 하루에 1만원 더 번다고 삶이 바뀔까? 한달에 20-30만원 더 번다고 뭐가 달라질까... 살만하다고? 무역전쟁으로 물가가 급격히 오를 것이며, 당장 52시간제로 내 임금은 30-40만원이 날라가는데... 어짜피 도찐개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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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근 이재명애 호감을 갖은 것은 그가 깨끗해서가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는 정책들을 내왔기 때문이다. 스스로 포퓰리스트라고 하면서 엄청 퍼준듯 자랑한다. 그러나 임기 시작할 당시 모라토리움 상태이던 성남시 재정은 엄청나게 튼튼해 졌으며 지금은 돈이 남아 어디에 쓸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그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이런말을 한다. "내가 돈많이 벌어서 이것도쓰고 저것도쓰고 그래도 180억(1800억인가?)가 남았어요!"라고. 이런 말은 정말 직접적이다. 그는 산후조리원을 공짜로, 학생교복을 공짜로 등등 별로 돈이 안들어가는 정책으로 엄청나게 생색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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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사례가 좋다고 본다. 문재인과 이재명 무엇이 다르겠는가. 사실 둘 모두 같은 방향으로 가는 동반자다. 다만 보여지는 모습이 좀 다를 뿐이다. 이번 정권은 촛불로 탄생했다. 지금까지 우리를 괴롭힌 적폐들 청산도 좋고, 평화도 좋지만... 내 삶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확실한 무언가를 기대한다. 집권 2년차인데 아직 그런건 없고, 반대파가 공격할 포인트들만 자꾸 제공한다. 게다가 그 공격에 타당성이 있어 더 안타깝다. 무엇보다 내부의 권력투쟁은 정말 꼴불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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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남은 임기 동안 문재인 정권은 좀 포퓰리스트가 되었으면 한다. 분명 돈 안들이고 자랑할수 있는 몇가지 좋은 아이디어가 있을 것이다. 그거라도 줘서 내가 왜 이 정권을 창출시켰는지 스스로 납득할수 있는 계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무섭다. 당장 몇달뒤부터 세금은 오르고 임금은 줄어들어 살아갈 날들이. 그리고 내 스스로가 문재인 정권에 등을 돌릴까 걱정된다. 이미 노회찬 의원이 돌아가셨다... 뭘 더 희생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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