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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Sep 16. 2018

고독과 외로움

http://shindonga.donga.com/3/home/13/1450466/1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7%가 지난 한 달간 외로움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7%는 ‘거의 항상’, 19%는 ‘자주’, 51%는 ‘가끔’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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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는 체제의 확장을 위해 고독과 외로움을 발명해놓고, 고독과 외로움에 어울리는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판다. 하지만 자본이 제시한 방법은 결코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외로움을 달래는 자본의 서비스들은 외로움을 더 가중시킬 뿐이다. 그래야 더 많은 상품을 팔 수 있으니까. 이것이 자본의 증식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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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외로움은 모두 혼자 있다는 말이지만 실제로는 다른 의미다. "고독을 즐긴다"는 말이 있듯 고독은 때론 긍정적이지만, 외로움은 부정적이다. 외로움을 즐기는 사람은 없다. 어제 미스터 션샤인에서 호텔 글로리 사장으로 냉철한 역할의 김민정은 엄마의 무덤에 다녀와 울음을 터트린다. "난 이제 고아야..."라고 말하며. 극중 고독의 대명사였던 그녀조차 외로움이 두렵다. 이처럼 외로움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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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외로움의 개념이 다른만큼 해결 방법도 다르다. 눈을 감으면 나는 둘이 된다. 나와 또 다른 나, 고독은 이 둘의 관계로 해결한다. 이를 사유라고 한다. 하지만 사유할 대상이 없으면 나와 나의 관계도 없다. 이럴땐 책을 보면 된다. 책은 소리 없는 대화다. 저자의 글은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 기존의 내 관점을 자극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 행위는 그 자체로 사유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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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적 사유는 즐길 수 있지만, 외로움은 결코 즐겨지지 않는다. 인간에게 고독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외로움은 불필요하다. 외로움은 그 자체로 고통이다. 고독의 해결이 독서라면, 외로움의 해결은 대화다. 대화란 나와 남이 말을 주고받는 행위다. 글을 주고 받아도 된다. 사유와 달리 대화를 할때면 나는 온전히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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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외로움을 구분되어야 한다. 고독을 느끼고 싶다면 책을 읽어라, 아니면 여행을 해라. 말이 없는 대상과 조우하고 경험하라 그럼 고독이 찾아온다. 만약 외로움이 느껴진다면 전화기를 들고 누군가를 불러라, 혹은 옆에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라. 이것저것 여의치 않다면 무언가를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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