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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Sep 27. 2018

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단상들

사진출처 한겨레

1.

표정좋다. 둘 모두 환하게 웃고 있다. 하지만 웃음의 의미는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의 웃음은 성과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웃음은 생존을 의미한다. 살 수 있다는 희망의 웃음이다. 이 웃음이 잘 조화되어, 즉 성과와 생존이 융합되어 상생의 구조가 형성되길 기대한다. 

일단 지난 70년간 꼬인 매듭을 잘 풀어야 한다. 그런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협상능력은 탁월하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적절히 개입하고 빠지고 반복하면서 운전자 역할을 잘 하리라 믿는다. 이 성과만으로 그는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대통령이 될 것이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 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일단 둘의 상황이 너무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안부 리더다. 3년 뒤면 운전대를 놓아야만 한다. (퇴임 후에도 대북 특사 역할은 하겠지만...) 그 전에 자율주행 시스템이 잘 구축되면 좋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제로다. 국제관계는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에... 아무튼 다음 운전자 부담이 크다. 

만약 다음 대통령이 운전대를 잡게되면 경험 많은 김정은 위원장이 주도할 것이다. 경험이 쌓일수록 "이리로 가쇼, 저리로 가죠"하면서 갈곳을 명령하는 구조가 형성될 수도 있다. 즉 평화 이후에 한반도 정국의 주도권이 그에게 갈 수도 있다. 나는 현재 그가 훌륭한 자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람은 변하기에 완전히 믿을 수도 없다. 

우리는 항상 미래를 염두해야 한다. 나는 지금이 아니라 미래가 우려된다. 앞으로 우리는 대통령을 더욱 잘 뽑아야 한다. 그럴 사람이 있을까. 노련한 김정은에게 끌려가지 않을, 그런 인재가...



http://m.minplus.or.kr/news/articleView.html?idxno=6017

2.

일단 이번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과는 스킨쉽이 무척 강렬해졌다는 것, 무엇보다 두 국가의 적대적 군사경계를 해체했다는 점이다. 이로서 미국은 다급해졌다. 동북아에서 남한과 북한이 쌍으로 묶이며 선택지가 좁혀졌기 때문이다. 둘 모두를 포용할 것이냐, 아니면 둘 모두를 적대로 돌릴 것인가. 문재인은 김정은을 믿고 돌을 던졌고 미국은 그 흐름에 화답했다. 다행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문재인과 김정은, 트럼프의 입장이다. 문재인과 트럼프는 지금의 흐름이 일종의 성과다. 물론 그들의 판단과 선택이 국제 정세를 크게 바꿀 것이다. "후일 나는 어떻게 평가받을까?" 문재인과 트럼프는 이런 생각으로 움직이다. 반면 김정은에게 지금의 흐름은 미래에 대한 포석이다. 

쉽게 말해 임기가 있는 대통령들은 다음 정권 창출을 향해 움직이지만, 임기가 없는 김정은은 자신의 다음 행보를 염두해 움직인다. 즉 20년뒤 현재 국제관계의 주인공들, 문재인, 트럼프, 시진핑, 아베, 푸틴은 모두 그 자리에 없겠지만, 김정은은 더욱 노련한 국제 정치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이땅에 평화를 가져온 역사적인 평가와 함께. 그는 전설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오늘을 기억한다. 그리고 20년뒤를 생각해본다. 그때 우리는 이날은 어떻게 회상할까... 그리고 여전히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는 김정은을 어떻게 평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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