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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Mar 03. 2019

디자인학교 엠티 후기

디자인학교 정규과정 1기의 첫 엠티 장소는 강화도였다. 유적지 곳곳을 둘러보면서 강화도와 한국 역사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무래도 3.1절이라 게다가 100주년이라 더욱 감회가 깊었다. 저녁에 숙소로 이동해 저녁을 먹고 맥주 타임을 가졌다. 디자인학교 학생들이 아무런 장치없이 투명하게 서로를 대하는 첫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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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미 지난 두달을 함께했고, 한달 동안 함께 수업을 받았던터라 서로에 대해 알고 싶었고 궁금한 점도 많았다. 삼삼오오 새벽까지 대화가 이어졌다. 디자인에 대한 질문, 꿈에 대한 이야기, 여기까지 오게 된 과정 등 온갖 주제로 이야기 꽃이 피어났다. 선생들도 학생들 틈에 끼어 대화를 이어갔다. 때론 누군가가 대화를 주도했고, 미처 수업때 못한 질문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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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의래샘이 내려주는 커피를 마시며 어제를 회상했다. 몇몇은 커피콩을 갈았고, 몇몇은 사발면과 빵을 먹었다. 몇몇은 햇살을 받으며 옛날 추억을 이야기했다. 그렇게 아침을 보내고 일정에 따라 이동했다. 둘째날은 첫째날과 표정이 다르다. 어색함은 사라졌고 얼굴이 편해졌다. 이제야 하나의 시공간에 함께 하는 기분이랄까. 마지막 일정은 카페였다. 북적이는 조양방직 카페 구석에 모여 지난 여정에 대한 소감을 공유했다. 늘 그랬듯 한명씩 돌아가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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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내 차례가 마지막이었다. 나는 '학교'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학교란 건물같은 공간이 아니라 '관계'라는 지원 샘의 말을 이었다. '학'은 배움이고 '교' 사귄다는 뜻이니 학교는 '서로 배우는 관계'를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한 개인은 다양한 공동체에 참여한다. 하나의 공동체가 모든 것을 해소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 친구, 직장, 학교 등 공동체들은 모두 목적이 다르다. 이 중 학교의 목적은 '성장'이다. 지적으로 때론 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공간이다. 만약 내가 학교에 다니고 있는데 성장하는 느낌이 없다면 그곳은 학교가 아니다. 반면 내가 다니는 그 곳에서 혹은 그 관계를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면 그 곳이 혹은 그 관계가 바로 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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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티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제야 디자인학교가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한달 우리는 선생님에게만 배웠지만 서로가 가까워진 지금부터는 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관계가 될테니까.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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