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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여경 Nov 18. 2019

유산슬

https://entertain.v.daum.net/v/20191118103300705?fbclid=IwAR30MVsEHZFObuegrwo-PWGRLIiFXriZkrSJfG6EFHs5It6b4K1C2OeYQhA


지금 '유산슬'이 검색어 1위다. '유산슬'은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이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예명이다. 예능계의 아이콘인 그가 트로트 가수 활동을 하면서 거리 버스킹을 하고 아침마당 등에 출연을 시작했다. 반응은 역시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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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프로젝트는 마치 정연두 작가의 '원더랜드' '내 사랑 지니'처럼 꿈을 실현시켜준다. 다만 예능 프로인만큼 유재석의 꿈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꿈을 실현시켜준다는 점에서 포멧이 다르다. 방송에서 유재석은 계속 당황하지만 충실하고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해 나간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 그 자체를 즐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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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홍대 버스킹을 보면서 공연을 즐기기 보다는 평가는 표정을 보고 놀란적이 있었다. 경쟁프로그램이 사람들의 공연 관람 태도를 바꾸었다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엄청난 괴리감을 느꼈다. 탁월성이 없으면 앞에 나서는 것조차 두려운 세상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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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프로를 보면서 세상이 또 변하고 있음을 짐작했다. 유재석의 쇼케이스나 공연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라. 그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즐겁고 밝다. 그렇다고 유산슬이 노래를 잘하거나 춤을 잘추는 등 음악적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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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았다. 왜 그럴까? 무엇이 나를 또 이 사람들을 즐겁고 편안하게 만들까. 물론 그의 유명세 때문이지만 그것만 있는 것은 아닐텐데... 유튜브에서 영상을 몇개 더 찾아보다가 어떤 느낌을 하나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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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자신감'이다. 유산슬은 무대에 설때 자신이 잘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때문에 위축되진 않는다. 그냥 무작정 도전하고 과정 자체를 즐긴다. 사람들은 그것을 잘 알고 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이 즐겁기에 사람들은 유산슬의 탁월성 따위는 따지지도 묻지도 않고 그냥 공연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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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모험의 연속이다. 어느것 하나 익숙한 것이 없다. 그렇기에 결과가 좋을리 없다. 만약 결과만을 바란다면 인생은 불행의 연속일 것이다. 만약 인생이 행복하길 원하다면 결과를 버려야 한다. 인생을 결과가 아닌 과정으로 본다면 불행의 연속이 아닌 모험의 연속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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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목적은 중요하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라면 그 목적의 결실을 위해 현재를 희생해야 한다. 하지만 혼자하는 것이라면 목적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 목적보다는 현재의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편이 낫다. 그러면 이런 생각을 해 볼수 있다. "왜 경쟁을 해야 하지?" 누군가와 함께하는 목적은 함께 이루는 것이니 협력이고, 혼자하는 것은 과정 그 자체가 즐거운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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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너무 과도하게 경쟁을 조장하고 장려한다. 승리와 패배가 분명한 경험들. 즉 인생을 전쟁이나 운동경기로 은유한다. 우리 사회에는 그 폐혜가 엄청나지만 잘 인식하지 못한다. 함께하는 프로젝트내에서 팀원끼리 경쟁하면 그 프로젝트는 망한다. 혼자하는 공부가 입시경쟁에 내몰리면 각자의 성장을 즐기기 어렵다. 아 얼마나 불행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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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점에서 유산슬의 모습이 즐겁다. 그의 활동이 좋은 은유 씨앗을 많이 뿌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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