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래 샘의 타이포그래피 강의록

by 윤여경


디담에 김의래 샘의 타이포그래피 강의록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타이포그래피하면 포토샵으로 글자를 이리저리 비틀거나 일러스트레이터로 재밌는 요소를 추가해 그림처럼 만드는 것이 타이포그래피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타이포그래피가 있습니다. 이를 매크로 타이포그래피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간판이나 포스터에 나오는 매크로한 글자, 즉 큰 글자를 다루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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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눈에 띄지는 않지만 타이포그래피는 한가지 분야가 더 있습니다. 바로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입니다. 마이크로한 작은 글자들을 다루는 타이포그래피입니다. 한자어로는 '조판'이라고 말합니다. 조판이란 지금 여러분이 읽고 있는 페이스북의 글처럼 문자들을 읽기 좋게 잘 배치하고 편집하는 과정입니다. 김의래 샘이 디담에 올리시는 글들은 이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를 이론적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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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타이포그래피는 재밌어 보이고 눈에 잘 띕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일상에서 포스터나 간판을 디자인을 할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전문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니라면 거의 없을 것입니다. 매크로 타이포그래피는 디자인에 취미가 있는 사람도 그저 즐기는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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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을 비교하면 매크로보다는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가 훨씬 많이 쓰입니다. 우리는 글을 읽고 쓰고, 문서를 만들고, PPT를 만드는 등 늘상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만 이걸 타이포그래피라고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저 주어진 템플릿에 의지하거나 관습적으로 그러려니 여길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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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디자인 공부할때 배운 타이포그래피는 거의 대부분 매크로 타이포그래피였습니다. 그런데 약 17여년 디자인을 실무적으로 경험하면서 접한 타이포그래피는 거의 90% 이상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입니다. 배운것은 써먹을 때가 별로 없고, 배우지 않은 것을 마치 배운 것인마냥 써먹어야 하는 상황이죠. 전문성이 거짓으로 포장된 상황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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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참 마당발입니다만 디자인 세계에서 마이크로 타이포그래피를 실무적으로 또 이론적으로 잘 아는 사람을 만나는건 참 드문일입니다. 특히 교육자로서 이 내용을 잘 정리해 전달하는 사람은 거의 만나기 어렵습니다. 이 세가지 능력을 고루두루 갖춘 사람은 제가 아는한, 김의래 샘이 유일합니다. 저만 그런것이 아니라 김의래 샘 수업을 접한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김의래 샘을 타이포그래피 1타강사라고 입을 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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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래 샘은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를 준비하면서 학생들을 위해(또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자신의 강의를 텍스트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꺼이 디자인담화(디담)에 올려주십니다. 어떤 이는 타이포그래피가 이런거였어?라고 재밌어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오랜 실무를 통해 이미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 내용을 이렇게 정리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게다가 느낌이 우선인 디자인 분야를 이론적으로 정리한 글을 발견하긴 정말 어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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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들은 논리보다는 느낌을 선호합니다. 그래서 글쓰기 자체를 폄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극단적인 경우 그저 작업이나 잘하라며 투덜대죠. 논리적인 분들도 때론 긴 글 자체를 어려워하거나 거부합니다. 그래서 디자인 분야에 이론이 빈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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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디자인에 관련한 재밌는 글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론적인 글은 흔치 않습니다. 물론 이론적인 글은 재밌지 않습니다. 읽기에도 버겁습니다.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아주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달콤한 사탕이 아니라 보약이라고 할까요. 그럼에도 이 보약을 읽는 것은 그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고 자신이 성장하는 느낌을 갖는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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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에 관한 이론적 글쓰기는 일종의 도전입니다. 선입견과 편견에 대한 도전이자, 자기자신에 대한 도전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 또한 느낌을 중요시하는 디자이너이니까요. 저도 디자인을 이론적으로 정리하는 글을 쓰기 때문에 이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습니다. 아마 김의래 샘도 한꼭지의 글을 쓰기 위해 일주일 내내 고민하고 메모할 것입니다. 논리구조가 정리되면 하루종일 글을 정리할 것입니다. 불필요한 말을 빼면서도 어려운 용어는 은유나 비유를 통해 친절하게 설명해야 하고, 기승전결이 서로 부합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쓰고 나서도 몇번을 다시 읽으며 검토를 하겠죠. 그렇게 한편의 글이 세상에 나옵니다. 그걸 알기에 제가 이 보약같은 글을 보석으로 여겨 여러분께 열심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귀하게 읽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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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김의래 샘 브런치입니다.

https://brunch.co.kr/@typecode

http://didam.net/?mod=list&pageid=1&kboard_search_option%5Btree_category_1%5D%5Bkey%5D=tree_category_1&kboard_search_option%5Btree_category_1%5D%5Bvalue%5D=%EA%B9%80%EC%9D%98%EB%9E%98%EC%9D%98+%ED%83%80%EC%9D%B4%ED%8F%AC%EA%B7%B8%EB%9E%98%ED%94%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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