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학교 학생들

by 윤여경

요즘 디자인학교 1-2기 학생들은 졸업세미나 준비로 한창이다. 나는 세명에게 조언을 하고 있는데 모두 비전공자다. 한명은 개발자 겸 UX기획을 하고 있고, 한명은 영화제 기획을 하면서 인문사회학에 관심이 많다. 다른 한명은 본래 디자인 기획자였는데 답답해 직접 디자인을 하다가 디자이너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제법 규모가 있는 회사에 취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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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학교에는 이런 사람들이 제법 많다. 꼭 한번 디자인을 제대로 공부해 보고 싶었다는 열망 등 비슷한 스토리를 갖고 있다. 비슷한 구석이 있어서 그런지 서로에게 꽤나 위로가 되는듯 싶다. 커뮤니티야 그렇다치고 선생인 내 입장에서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1년이 지나면 대부분 디자인을 잘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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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학생은 과거 어떤 디자인학원에서 특강하다가 스쳤던 인연으로 디자인학교에 들어왔다. 인터뷰에서 왜 디자인학교에 들어오고 싶냐고 물었더니 "디자인을 잘 하고 싶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는 비전공자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공부에 목말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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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세상일이 맘대로 되나... 1년하고 반이 지난 지금, 그는 완전히 새로운 인생길에 들어섰다. 디자인을 잘하고 싶어서 들어온 디자인학교에서 글쓰기 재능을 발견한 것이다. 내가 봐도 그는 탁월한 글쟁이다. 질투가 날 정도로. 글쓰기로 자존감을 찾은 그는 디자인학교에서 글쓰기 동아리를 이끌고 있으며 졸세 작업으로 글재주를 뽐내려 한다. 물론 디자인을 잘하는 것은 당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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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세준비를 하면서 느낀 흥미로운 점은 디자인학교를 통해 학생들의 디자인방법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보통은 인터넷 서치를 해 컨셉을 잡고 기존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디자인을 하는데, 이들은 먼저 자신만의 이야기를 찾고 주변 친구들과 상의하며 기획하고 디자인학교에서 배운대로 자신만의 방법론을 찾아 디자인 한다. 디자인을 하는데 있어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할까... 뭔가 거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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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제법 규모있는 회사에서 일하는 디자이너는 회사 생활이 재밌다고 한다. 이유를 물어보니 "제 말이 잘 먹혀서요!"라고 대답한다. 왠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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