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람이 두명 있다. 바로 '금쪽 같은 내새끼'의 오은영 박사와 '개은 훌륭하다'의 강형욱 훈련사이다. 이상하게 이 둘은 문제를 대하는 접근법이 유사하다. 심지어 해결방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둘은 공감적 대화로서 문제를 진단하고 해소하는데 이 둘이 세상을 보는 방식은 모두 '가깝게 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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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재 우리 사회에 가장 부족한 소양이 '가깝게 보기'가 아닐까 싶다. 요즘 그다지 멀지도 않은 미래 때문에 주변 사람들을 억압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하기 때문이다. 이 사람들 대부분이 문제의 원인을 가까운데서 발견하지 못하고 늘 멀리 있는 곳에서 찾는다. 늘 멀리 보고 있기에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할까. 특히 가장 가까운 자기 자신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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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와 강형욱 훈련사는 문제를 접할때 문제를 의뢰한 사람을 유심히 관찰한다. 이를 통해 당면한 문제의 원인중 하나가 문제를 의뢰한 본인 자신임을 알려준다. 물론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대화도 하고 전문가로서 조언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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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는 '즉자'와 '대자'라는 개념이 있다. 인터넷을 찾으면 어려운 설명이 이어지는데 사실 별로 어렵지 않다. '즉자'의 '즉'은 흔히들 "이것은 즉 ~야"라고 말할때 그 '즉'이다. 즉 '즉자'는 스스로의 인관관계적 순환고리에 갇힌 사람이다. 이 인과의 순환감옥에서 빠져나오려면 '대자'가 필요하다. '대자'의 '대'는 나와 대립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대립은 '승패를 가르는 관계'가 아니라 '대화하는 관계'다. 자기 자신의 인과감옥에 빠진 즉자는 기꺼히 대화해주는 대립자를 통해 탈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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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에서 오은영 박사와 강형욱은 현대의 즉자사회에서 '대자=대화하는 대립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는 이분들께 큰 상을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