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라시아 견문의 지난한 여독을 풀고 이제 슬슬 글쓰기에 발동을 건 이병한 선생. 최근 자신의 공간을 만들고 생태문명과 한반도의 운명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기 시작했다. 이젠 오랜 벗이 되어버린, 자주 만나진 못하지만 늘 마음속 동지로 생각하고 있는, 그래서 더더욱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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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이었나... 그의 첫 책 <반전의 시대>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고, 나의 책 <역사는 디자인된다>의 초고를 한창 쓸때였다. 우린 서로의 글을 읽었고, 서로에게 매력을 느꼈다. 누군가의 주선으로 만나긴 했지만 단박에 가까워졌고 뜨겁게 이야기 나누었다. <유라시아 견문> 1권이 나왔을때 "언젠가 함께"라는 덕담을 적어 내게 건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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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그 '언젠가'가 언제인지 생각해 본다. 당시 나와 그가 크게 동의했던 것은 '북한 문제'였다. 당시 김정은은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하고 있었기에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였다. 그럼에도 나와 병한 샘은 미래를 낙관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한반도 외교문제에 있어 김정은이 앞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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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선생님과 함께한 북한의 군주가 김일성이고, 우리의 선배님과 함께한 북한의 군주가 김정일이었다면, 우리 세대 그리고 미래 세대와 함께할 북한의 군주는 김정은이라고 본다. 아래 글에도 나오지만, 김정은이 큰 역할을 할 시기는 지금이 아니다. 빠르면 10년후, 늦어도 20년 후면 그가 역할을 할 시대가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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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우리는 과거의 시선으로 김일성과 김정일의 연장선에서 김정은을 보면 안된다.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그를 보아야 한다. 쉽게 말해 백두혈통 김일성+김정일이 아니라 알프스 소년소녀 김정은과 김여정을 보아야 한다. 이번 당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김정은의 말이나 열병식이 아니다. 김정은과 함께하는 세대 및 권력의 교체다. 북한전문가 정세현 전 장관은 이번 당대회에서 북한의 세대+권력교체가 약 70%이상 진행된듯 싶다고 말했다. 북한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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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문득 병한 샘과 내가 함께하는 순간은 북한에서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 세계를 두루 섭렵하고 전 세계의 언어를 고루 알고 있는 그의 식견과 디자인과 언어, 한국말을 공부하고 있는 나의 노력이 꽃피울 곳은 의외로 북한의 어딘가 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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