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최봉영 샘은 한국사람이 말을 어떻게 만들어 쓰는지 그 원리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나중에 선생님께서 글로 정리하시겠지만, 간단히 줄여 말하면 이름말(명사)은 풀이말(동사 등)과 서로 뜻을 기대고 있다는 취지다. 가령 '쓸개'라는 이름말은 '쓰다'라는 풀이말과 뜻을 서로 기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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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리는 말의 '바탕치'와 크게 연관이 있다. 나는 이 원리를 말의 '경험치'와 연결시켜 매김말과의 연관성을 생각해 보았다. '쓸개는 쓰다'는 이름말과 풀이말 앞에 '동물의 몸안에 있던'이란 매김말을 붙이면 "동물의 몸안에 있던 쓸개는 쓰다"라는 말이 된다. 그럼 '쓸개'라는 이름말을 중심에 두고 '동물의 몸안에 있던'이라는 매김말과 '쓰다'라는 풀이말이 동시에 놓이게 된다. 그러면 매김말은 경험치가 되고, 풀이말은 바탕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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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도식을 그리니 경험치가 바탕치가 된 '쓰다'라는 말이 '쓸개'가 되는 과정이 보인다. 동물의 몸안에 있던 쓴 것이 '쓸개'라는 말로 귀결된 것이다. 즉 사람이 동물의 내장에 있는 여러것들을 맛보다가 어떤 부분이 특별히 쓰다는 사실을 알고 그 경험을 강조하기 위해 '쓸개'라는 이름을 붙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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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람들은 이렇게 경험과 말소리의 느낌을 바탕삼아 이름말을 만들어 오지 않았을까 싶다. 흥미롭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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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에서 이름말이 만들어지는 이런 원리는 '여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한국말과 서양말에 있어 이름말이 만들어지는 여김원리가 조금 차이가 있다. 한국말은 위의 사례처럼 느낌과 연관된 소리를 바로 가져와 적용하는 바로여김(직유), 비슷한 이름을 가져와 비교하는 비겨여김(비유)이 많다면, 서양말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 말이나 이미지를 강제로 당겨와 여기는 당겨여김(은유)이 많다. 가령 중세때 화살이 질병을 의미했던 것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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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국사람은 서양말의 당겨여김의 구조와 바탕을 이해하는 것이 다소 어려울듯 싶다. 마찬가지로 서양사람도 한국말의 바로여김과 비겨여김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까? 나는 서양말을 잘모르고 그 입장이 되어 본 적이 없기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