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예술과 공공디자인 분야를 왔다갔다 하면서 두 분야가 계속 오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이유는 '공공'이란 애매한 말 때문인듯 싶다. '공공'은 맥락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 하나만 짚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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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예술 : 장소
미술관 예술가들이 공공장소로 나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활동. 즉 예술가가 공공을 위해서 작품을 만든다기 보다는 자신의 예술을 전시할 장소로서 공공장소를 선택한 것. 이 경우 예술가는 기존 미술관 맥락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적 시도가 가능하고, 관람객은 굳이 미술관을 가지 않아도 작품을 감상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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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디자인 : 시민
본래 디자인은 그 태생이 대중성(공공성)을 지향함. 다만 디자인은 장소보다 사람이 중요. 기존 산업디자인의 공공성이 시장의 경쟁력을 위한다면 공공디자인는 사회 서비스의 경쟁력을 위하는 분야로 '공공'을 한번 더 강조한 표현. 즉 산업디자인의 공공은 소비자이고, 공공디자인의 공공은 시민을 의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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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건축 : 기관
건축은 사람이 살아갈 장소를 만드는 분야로 장소와 사람이 모두 중요. 공공건축의 '공공'은 장소와 사람보다는 '발주처'를 의미함. 즉 건축주가 누구냐가 중요. 공공건축의 건축주는 주로 공공기관임. 그러나 공공기관은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됨으로 궁극적으론 시민이 건축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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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면 공공예술의 공공은 장소성을 의미하고, 공공디자인의 공공은 사용자를 의미함. 그리고 공공건축의 공공은 발주처를 의미함. 그래서 공공예술은 '어떤 장소에 무엇을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 반면 공공디자인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 그리고 공공건축은 '누구랑 일하는가'가 중요. 이 포인트를 잘 짚어야 헷갈리지 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