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말을 세게 하는 이유는 자신이 가진 능력에 비해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때문이다. 내 생각과 능력을 강조하다보니 말이 세지는 것이다. 일종의 보상심리랄까.
-
인정받지 못하는 정도에 따라 말의 세기가 달라진다. 말이 세지다 보면 어느새 상대방을 폄하하게 된다. 이정도 오면 더이상 내가 내세울 것이 없어진 상황이다. 강조할 생각이 없으니 상대방을 낮춰서라도 내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시도랄까. 나 자신도 가끔 이럴때가 있는데... 말하고 나면 항상 뜨끔하다. 돌아서면 항상 후회하곤 한다.
-
혐오는 이렇게 시작된다. 나 자신에 대한 낮은 자존감이 상대방에 대한 미움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혐오에 빠지면 모든 것이 싫어진다. 심지어 나 자신조차도.
-
가끔 콘텐츠가 없는 경우 승부에서 이기기 위해 혐오를 조장하는 경우가 있다. 혐오를 조장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상대방의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면 된다. 혐오가 퍼지면 승부는 콘텐츠가 아니라 욕하기 싸움으로 바뀐다. 말꼬리를 잘잡고 말을 더 세게하는 쪽이 승리한다. 혐오에 빠진 사람들은 모든 것이 싫기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져 강한 쪽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
나는 한국사회에서 수많은 혐오를 겪어왔다. 어릴적 부모님, 학교 선생님들, 선후배들, 친구들은 온통 혐오의 말을 쏟아냈다. 인터넷이 생기면서 혐오는 사회 현상이 되었고 이념이 등장하는 곳엔 언제나 혐오가 있었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
혐오는 인간만의 특징이다. 그 이유는 인간에게는 메타자기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신뢰와 불신이 있기에 혐오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혐오와 불신은 하나의 짝이다.
-
혐오가 커지면 폭력이 된다. 혐오가 폭력의 등장을 허락하는 셈이다. 그래서 난 혐오를 싫어한다. 아니 혐오를 혐오한다.
-
우리에겐 혐오를 피할수 있는 공간과 관계가 필요하다. 어쩌면 내가 디학을 소중히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아는 한 유일하게 혐오가 없는 공간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