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여러 생각

하느님의 바람

by 윤여경

올해들어 계속 잠을 뒤척이고 있습니다. 최근 소중했던 분들과 계속 생의 작별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1월에는 장인어른이, 얼마전에는 성완경 선생님이, 어제는 차원석 신부님이 돌아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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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석 토마스 신부님은 저희 부부에게 세례를 해주시고, 혼인성사를 주례해주셨습니다. 종교에 있어 아버지 같은 분이죠. 결혼전 신부님이 저희 부부에게 서로 편지를 쓰라고 하셨습니다. 제 편지를 읽으신 신부님은 제게 따로 종교 공부하지 말고 지금처럼 공부하려고 격려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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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은 카톨릭대 부총장까지 하신 신학자이자 철학자이셨습니다. 미사때는 늘 "밥값하자"를 강조하셨습니다. 종종 신부님을 찾아뵐때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한번은 제가 플로티누스를 잘못 발음해 바로 잡아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또 한번은 스님은 자신만 잘 챙기면 되는데, 신부는 이사람저사람 다 챙겨야 해서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대화들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종교를 이해해 왔던듯 싶습니다. 얼마전 제가 종교와 무속의 차이에 대해 쓴 글은 토마스 신부님과의 대화를 떠올리며 썼습니다. 신부님이 '좋아요'를 눌러주셨을때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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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분 모두 제 삶에 있어 모범이자 제 인생철학을 지탱하는 기둥같은 분들이셨습니다. 또한 제가 만난 어른들 중 가장 어른다운 분들이고, 가장 의연한 분들이셨습니다. 이렇게 갑작스런 죽음에 이분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얼마나 두려웠을까... 이런 생각을 할때면 언제나 목이 메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와이프와 함께 이 노래를 들으며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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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곁을 떠나 하느님 곁으로 가셨다고 생각했는데... 노래 가사를 들으니 저희 곁을 떠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바람이 되어 언제나 저희와 함께 하신다는 생각이 드네요. 고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jXnsn7NxBI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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