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과 디자인은 닮았다. 시장의 최전선에서 뛰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 항상 새로운 무언가를 추구하기 위해 과거를 면밀히 검토한다는 점도 비슷하다. 그래서 두 분야의 교육이 닮아있다. 첫째 두 분야는 정답을 추구하지 않는다. 둘째 두 분야는 모두 케이스 스터디 형태로 교육한다. 케이스 스터디를 디자인에선 레퍼런스라고 말하는 점만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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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에선 코칭을 무척 중요시 여긴다. 그래서 코칭 관련 프로그램이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디자인에선 코칭을 다루지 않는다. 왜 그럴까? 오늘 아침 문득 그 이유를 찾았다. 디자인은 그 자체로 이미 코칭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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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은 말 그대로 스포츠에서 온 용어다. 선수들이 있고 코치가 있다. 코치는 경기에 뛰지 않는다. 코치는 선수 경험을 한 사람으로 선수들을 가르치고 전략을 짠다. 메타적으로 혹은 맥락적으로 상황을 관찰해 선수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디자인도 마찬가지다. 디자인의 아트디렉터는 일종의 교사이자 산파다. 아트디렉터는 직접 디자인을 하지 않는다. 대부분 디자이너 출신으로 디자이너들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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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분야는 이미 오래전부터 코칭 시스템이 자리잡혀 있었다. 디자인에서 코칭 시스템을 '디자인 씽킹'이라고 부르는듯 싶다. 초기 경영도 코칭 시스템이 있었을 것이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를 읽어보면 산업자본가는 자신이 노동자 출신인 경우가 많고, 실제로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경영이 비대해지고 관료화되면서 코칭 시스템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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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다시 경영에 코칭이 유행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개발자 출신의 경영자들이 많아진 탓이 아닐까 싶다. 즉 산업혁명 초기 노동자 출신의 산업경영자들처럼, 개발자 출신의 플랫폼경영자들이 많아지면서 코칭에 대한 목마름이 생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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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점은 디자인씽킹이다. 나는 이런 질문으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왜 디자인은 나름의 코칭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스포츠의 코칭에 밀렸을까... 디자인은 분명 뭔가를 놓치고 있다... 스포츠가 잘하고 있는 뭔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