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화요일(13일) 저녁에 북토크가 있습니다.
다른백년 세 번째 북토크
[윤여경의 문명 디자인] 안내
“안녕 여러분, 내 이름은 윤여경이야. 한 친구는 내가 모든 것을 디자인과 연결한다고 해서 날 '디자인 깔때기'라고 불렀어. 안타깝게도 디자인 분야에는 대표로 내세울 만한 이론과 교과서가 없거든. 결국 나라도 디자인 이론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
이런 분들이 신청하시면 좋습니다!
1) 디자인을 전공하거나 중시하여 체계적인 이론을 접해보고 싶은 분
2)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식인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의 방법과 실제를 알고 싶은 분
3) 위기의 시대, 디자인과 시각 언어로 전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얻고 싶은 분.
4) 자신의 일상과 주변을 매력적으로 디자인하여,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분
<문명 디자인> 토크가 궁금하다면?
6/13 (화) 19시, 북토크 온/오프라인 현장에서 함께 해요~!
신청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가능합니다.
[ https://forms.gle/g8wKoTbWiReQPoRg7 ]
생명이란 무엇일까? 내 생각에 생명은 변화이다. 변화하는 것은 모두 생명이 아닐까 싶다. 문제는 그 변화의 끝이 있냐없냐도 중요한데… 내 생각에 생명은 변화의 끝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끝은 변화가 없는 대칭상태이다. 아마도 우주의 모든 시작은 대칭이 깨지는 비대칭에서 비롯되고, 비대칭이 다시 대칭을 되찾는 과정이 생명활동의 시작과 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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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도 생명이다. 지구온난화는 결국 지구의 변화를 말한다. 지구가 차가워졌다 따뜻해졌다는 반복한다는 의미랄까. 문제는 인간과 현재 함께 살아가는 동식물 생명체들이다. 지구가 지금보다 따뜻해지면 문제가 생긴다. 가령 북극이나 남극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상승하면 해변에 사는 사람들과 동식물들의 터전이 위협받는다. 해변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살고있다. 게다가 우리에게 날씨 변화도 중요하다. 매일아침 기상예보를 확인하고 비가오면 우산을 챙기지 않나. 그런데 이 날씨가 예상치않게 급격히 변화하면 거기에 적응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 인간이야 뭐 어떻게 적응하겠지만, 다른 동식물들은 아마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그 피해는 또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전혀 예측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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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왜 지구는 따뜻해질까. 공기중에 이산화탄소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지구 대기에 이산화탄소가 많으면 태양의 빛이 지구에 갇혀 지구 전체 기온이 올라간다. 이걸 지구가 따뜻해진다고 해서 ‘지구온난화’라고 말한다. 그럼 왜 지금 지구에 이산화탄소가 많아질까. 석탄과 석유 등 이산화탄소가 가득찬 물질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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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생명체는 탄소의 순환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탄소는 광합성을 통해 생명체에 들어와 이산화탄소로 변화한다. 그래서 동식물의 몸은 거의 이산화탄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략 3억년전즈음 고생대 석탄기에 많은 식물들이 생겨 공기중 산소의 농도를 급격하게 높혔다. 산소 농도가 올라가면서 플랑크톤과 같은 많은 생명체들이 생겼다. 이 생명들이 죽으면 어떻게 될까. 본래 균류가 생명체들을 분해해야 한다. 그런데 당시에는 균류가 버섯으로서 적극적 활동을 안했기에 나무들과 플랑크톤이 분해되지 않은채 토양에 쌓였고, 이것들은 하나의 거대층을 형성하게 되었다. 그렇게 지구는 이산화탄소의 거대층을 머금은채 3억년동안 나름의 변화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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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인간이 등장한다. 이들은 나무를 태워서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다. 그러다 지난 200년전에 석탄과 석유를 태워서 살아가는 법을 터득했다. 나무를 태울때는 나무가 사라져서 위기감이 있었는데, 석탄이나 석유는 그런 위기감을 주지 않았다. 더구나 3억년전 고생대 석탄기에 형성된 거대층이 있기에 석탄과 석유가 소진되는 위기감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더 마구마구 석탄과 석유를 태웠다. 그 결과 공기중에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지구가 스스로 변화하는 속도에 인간이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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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화탄소는 바다에 녹는다. 바다의 순환이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한다고 할까. 지난 200년동안 인간때문에 공기중에 뿌려진 고생대 이산화탄소들의 상당량은 바다가 흡수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바다도 한계가 있다. 이제 더이상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어렵다. 빙하가 녹으면 바다에 갇혀 있던 이산화탄소가 오히려 공기중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만약 지금의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가 계속된다면 지구온난화는 급속히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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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만년전 이후 지구는 빙하기와 간빙기를 반복한다. 내가 알기로 현재 지구는 간빙기 상태다. 인류는 간빙기에 등장해 진화해왔기에 현재의 간빙기에 익숙하다. 추위와 더위를 견디기 어렵단 말이다. 게다가 포유류는 항온동물이다. 항온동물이란 몸이 온도를 유지하게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급격한 온도변화는 더 견디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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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가 감각하고 생각하고 운동하는 모든 행위는 우리 몸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외부 환경이 이 노력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노력의 한계가 오고 있다고 할까. 외부 환경의 변화가 극심해지면 아마 우리도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그게 우리에게 놓인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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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생명체는 지난 45억년동안 계속 변화해왔다. 지구의 피에 해당되는 내핵과 외핵의 마그마가 자기장을 형성해 태양풍을 막아주고, 해양판과 지각판이 적절하게 순환하면서 지구의 생명은 유지되고 있다. 우리는 이 오랜 생명체에 잠깐 머물다가는 존재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지구 입장에서 지구온난화는 별것 아니다. 살짝 일어난 감기정도일까… 문제는 나 자신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우리에게 익숙한 동식물들이다. 이 모든 존재들이 지구의 감기에 운명이 달려있다. 우리 몸의 온도가 1~2도 오르는 것이 외부에서 온 세균(박테리아)를 박멸하는 것이듯, 지구는 인류라는 박테리아를 박멸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자신의 온도를 살짝 올리는 것일 수 있다. 아… 거대한 우주에서 인류의 운명이란 얼마나 하찮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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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를 돌려 우리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보면 이런 우주적 사유는 금방 사라진다. 얘네들은 어떻하지? 우리의 유전자를 받아 아무생각없이 이 세상에 나온 이 생명체들을 보면 현재의 위기가 어떤 것인지 직감하게 된다고 할까. 이렇게 구체적인 삶에서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우리 삶을 파괴할지 생각하면 그 끔찍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두려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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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내가 지구온난화를 공부하고 가르칠때 사람들은 별반 위기감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남녀노소 누구나 그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문제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데 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은채 불안만 높아진다고 할까. 키에르케고르가 말했듯 이 불안은 우리의 절망 나아가 죽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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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구온난화의 해결은 문제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본다. 내 생각에 지구온난화 문제는 전적으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 문제다. 그리고 현재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전적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지구온난화 문제는 ‘인간문제’라고 보아야 마땅하다. 그럼 어떤 인간 문제일까? 인간 문제를 이해하려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나는 첫 디자인책을 쓸때 첫챕터에서 이 질문을 던졌다. 나에게 인간문제는 디자인 문제이며 동시에 지구온난화 원인을 알기 위한 노력이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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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고민 끝에 나는 인간을 ‘감각과 생각의 상호작용’으로 정리했고, 인간은 생각이 유난히 발달한 동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생각은 곧 의미다. 여기서 감각이란 외부정보이고, 생각은 내부정보이다. 두가지 정보가 균형을 이루어야 생명체는 생명을 유지한다. 포유류가 항온을 유지하듯이. 감각이 발달한 동물은 외부정보에 민감하고, 생각이 발달한 인간은 내부정보에 민감하다. 이렇듯 인간 외의 동물은 인간보다 감각이 앞선다. 인간을 기준으로 볼때 감각에 종속되어 있다고 할까. 반면 인간은 생각=의미에 종속되어 있다. 감각의 감옥에서 자유로워진 대신 생각이라는 감옥에 다시 갇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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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인간 문제는 다시 ‘생각 문제’ 즉 ‘의미 문제’로 좁힐 수 있다. ‘생각=의미란 무엇일까?’ 나는 이 문제를 찾기 위해 여러 학문을 뒤지다가 결국 ‘언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언어를 공부하게 되었다. 하지만 언어는 어렵다. 그 이유는 인간의 언어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인간은 말과 글만이 아니라 각종 소리와 몸짓, 이미지 등을 언어로 활용한다. 그래서 언어를 알기 위해서는 이 언어들을 한꺼번에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시각언어’라는 디자인 이론에 매달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음성언어가 약 10~20만년전의 언어라면, 시각언어는 아마 300만년도 더 오래된 언어일 것이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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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년 12월즈음 시각언어 이론의 틀을 대략 완성했다. ‘언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답을 찾은 것이다. 이 질문은 ‘생각(의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비롯되었고, 이 질문은 다시 ‘인간이란 무엇인가?’, 다시 ‘지구온난화라는 문제가 무엇인가?’로 거듭 올라간다. 결국 나의 대답의 종결점은 ‘지구온난화 문제 정의와 해결책’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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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의 지구온난화 문제정의는 이렇다. ‘인간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지구온난화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해결책은 이렇다. ‘인간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럼 어떻게 인간의 생각을 바꿀 것인가? 인간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언어’를 바꿔야 한다. 어떤 말, 어떤 글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구조 자체가 문제다. 그래서 최근 나는 한국말에 푹 빠졌다. 아마도 이 말의 구조 속에 뭔가 해법이 있지 않을까 여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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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나의 두 스승인 최봉영 선생님과 이성민 선생님은 두가지 운동에 나섰다. 이성민 선생님은 한국말의 상하구조를 개혁하는 ‘평어’ 운동을 시작하셨다. 평어는 디학에서 증명했듯, 우리에게 사라진 환대와 연대의 관계를 회복시킨다. 위계질서가 분명한 한국말 체계에서 평어는 많은 사람들의 관계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 기대한다. 최봉영 선생님은 최근 ‘한국말 말차림법’ 초안을 완성하셨다. 이 한국말 문법은 아마도 인류의 교착어 문법의 초안이 될 것이다. 인류의 약 24%가 이런 구조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법(말차림법)이 주는 영향력은 가히 엄청날 것이다. 그럼 사람들은 자신들이 쓰는 말이 자신의 생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메타적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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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분의 해법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두가지 방편이라 여기고 있다. 평어로 인해 우리는 서로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공감할 것이다. 한국말의 구조를 통해 말의 상호적 의미 구조를 메타적으로 인식하면 자기성찰과 반성이 이어질 것이다. 내가 지금 어떤 의미 구조 속에 갇혀 있었는지 알게 된다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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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화요일 나는 다른백년에서 <문명디자인> 북토크를 한다. 이 책은 앞서 말한 생각의 흐름 속에서 나의 일부 생각을 기록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모르겠지만, 분명 나의 생각을 길게 늘어놓을 여유는 없을 것이다. 때문에 조금이나마 나의 작업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나의 본래 취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