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강화라는 개념은 인간의 기술 진보와 맞물려 있다. 역사적으로 기술은 계속 발전해왔다. 문제는 속도다. 최근 기술발전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면서 사람들은 두려움을 갖게 되었다. 이래도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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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인간의 문명 진화는 자연의 생명 진화 속도를 훌쩍 넘었음에도, 더더욱 빨라지는 그 속도에 인간조차 질린 것이다. 최근 나는 그 이유를 문자혁명이라 규정했다. 디지털기기는 정보를 주고 받는 수단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똑똑해진 것은 디지털기기가 아니라 문자 덕분이다. 자신의 생각을 읽고 쓰고 공유하는 문자 덕분에, 우리는 인류 최초로 전 인류 문명이 서로 통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니 기술진화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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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신’이다. 기술진보의 두려움을 해소해줄 마지막 존재는 신이기 때문이다. 급격한 기술 진보에 반대하는 분들의 논리적 바탕은 대개 ‘자연성‘과 ’신성‘ 모독이다. 두 주장은 서로 모순되는데, 극단적인 경우 둘은 다시 만난다. 왜냐면 자연은 신이 만들었기에 자연성을 주장하는 것이 곧 신성을 주장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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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어느날 한국말 강학회에서 최봉영 선생님이 이런 의미가 담긴 말을 하셨다. “신은 인간 욕망의 극단이다” 나는 이 말을 듣고 크게 깨달았다. ”아... 인간의 역사는 신의 확장, 즉 인간의 보편적 욕망이 확장된 것이구나. 인간의 욕망 확장으로 인간의 문명 기술도 계속 발전한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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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500년전 유럽에서 일어난 종교개혁이 전인류 문명으로 확장된 종교혁명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 종교개혁은 과학혁명과도 맞물리지 않았던가... 최근 제사 갈등도 이런 것이 아닐까... 200년전 아편전쟁으로 이미 상실된 유교의 형식적 잔재에 대한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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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븐 헤롤드의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을 읽으며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역사적 관점을 갖게 되었다. 우리 시대 급속도로 빨라진 기술진보가 종교 혁신과 관련이 있다니... 사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역사적 사실은 미래에 가서야 제대로 규명되기 마련이다. 어쩌면 미래 시대 사람들은 우리 시대를 종교혁명의 시대로 기록하고 기억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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