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키타카존 Feb 14. 2023

'상아'를 자르고 코끼리는 생명을 건졌다

내게 가장 중요한 것

 아프리카에 코끼리 밀렵이 심해졌다. 수많은 코끼리들이 죽어갔다. 그 많은 코끼리들은 왜 그렇게 죽어가야만 했던 걸까? 그 아프리카의 밀렵꾼들은 왜 그렇게 코끼리들을 죽여야만 했을까?


 개채수가 줄어가는 코끼리를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그 넓은 아프리카 사막에서 밀렵꾼들을 막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어느 한 곳에서 밀렵꾼들을 잡아들였지만 다른 곳에서는 여전히 밀렵꾼들이 증가하고 있었다.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밀렵꾼들이 코끼리를 죽이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해답은 먼 곳에 있지 않았다. 밀렵꾼들이 원하는 것을 없애면 되는 것이다.

밀렵꾼들은 코끼리를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코끼리의 '상아'를 원했다.


코끼리의 '상아'는 코끼리에게는 필요한 도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상아'가 없는 것의 불편함은 생명을 잃는 것에 비하면 견딜 수 있는 것이었다.

'상아를 자르고 코끼리는 생명을 건졌다'

'상아'가 없는 코끼리는 밀렵꾼들에게는 힘들여 죽일 가치가 없었다.



세상을 살다 보면 때론 내게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을 지키기 위하여 때론 많은 것을 희생한다. 그것이 없다면 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때론 그것으로 인하여 생명과도 같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고 후회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소중하다고 생각한 것도 결국엔 생명과 같이 소중한 것에는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때가 생명과 같은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때다.



한 때 '일'이 인생의 전부라 생각할 때가 있었다. 모든 나의 삶의 중심에 일과 회사가 있었다. 밤늦게 이어지는 야근에 주중에는 지쳐있었고 주말에는 밀린 업무를 하느라 혹 여유시간이 나면 혹사한 몸을 쉬느라 침대와 한 몸이 되어 있었다. 그때는 또 주말에 왜 그렇게 연수는 많았었는지? 금요일 오후와 토요일까지 이어지는 숙박이 필요한 연수를 몇 년 동안 받았던 것 같다. 그렇게 내가 일에 치여 사는 동안 시간은 흘러갔다.


아이들은 점점 더 커갔고 아내도 더 이상 앳된 신부가 아니었다.


아직도 '일'이 내겐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가족과 일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나도 나이가 들어가지만 그래도 '상아'와 '생명'을 바꾸는 코끼리는 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지금의 내가 있어 약간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내게 '일'이 없어지는 순간 '가족'도 곁에 없음을 깨닫지 않아 다행이다.



물론 사람마다 중요한 것이 다를 수는 있다. 타인보다는 자기 자신이 중요할 수도 있다. 미래의 행복보다는 현재의 즐거움이 우선일 수도 있다. 현재를 희생해서 미래를 보장받기보다는 현재를 우선시할 수도 있다. 무엇이 '상아'이고 무엇이 '생명' 인가? 의 문제는 각자의 몫이고 삶의 방식이다. 때론 '생명'보다 '상아'를 중시하는 코끼리가 있을 수 있다. '상아'가 없으면 '생명'도 의미가 없다고 외치는 코끼리도 있을 수 있다.


나에게 어떤 것이 정말 소중한 것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난 아직도 방황한다. 난 아직도 꿈을 꾼다.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에 힘들어한다.

때론 지금은 '상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소원을 빈다. 지금의 나의 선택에 앞으로의 어느 날 후회가 없기를.


소원을 빈다. 지금 내가 선택한 나의 행복한 순간을 앞으로의 어느 날 슬퍼하지 않기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