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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옳다는 미약한 믿음

2025 상반기 끝 / 단약, -14kg

by 디엔드



절망적인 삶은 노력으로 회복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답을 내렸다. yes.

반년이라는 시간 동안 희미하지만 분명한 희망을 붙잡으며, 적당한 상처와 통증은 허락했고, 지구를 떠나지 않을 이유를 만들었다. 4월 중순에도 눈이 왔던 기나긴 겨울과 봄의 경계를 지나오면서 망가진 외면과 내면을 회복하려고 애썼다.


항우울제 단약과 10kg 이상 다이어트.

5년 넘게 먹던 수면 유도제 없이 잠든다는 건 고역이었고, 계단 몇 칸만 올라도 숨찬 나에게 새벽 수영을 가는 건 아찔한 일이었다. 이 상황에서 모의고사 준비도 해야 했다.

순간순간의 선택은 내가 행했기에, 결과의 도출 또한 내 손에 달려있었다. 그러나, 나는 자주 도망치고 싶었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포기하고 싶었다. 그동안 흘린 눈물을 모으면 미니 풀장 정도는 만들 수 있을지도.. 그렇게 역겨운 순환과 반복 끝에 목표한 상반기는 끝났다.



그래서 바라던 바는 이뤘냐고?



6개월이 지난 지금.. 모두 성공!

단약 한 지 한 달이 넘었고, 14kg을 감량했다.



외면 회복
내면 극복


절망적이었던 것도 나아질 수 있구나..

결코 영원한 건 없구나!!

싶었다.




내가 옳다는 미약한 믿음을 가지고 상반기를 보낸 이유는, 행복해지고 싶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행복이란, 편안함이다. 몸과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상태.

행복하다 또는 행복하지 않다. 행복은 '하는 것'이며 주체는 자신이라는 걸 알았기에, 필연적으로 다가오는 통증을 보고 섣불리 '불행'으로 정의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철저히 무너지면 그들이 죄책감을 가지고 바뀔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그건 가장 멍청한 복수 방법이라는 걸 늦게 깨달았다. 혼자서 아무리 힘들어하고 슬퍼해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결국 자신의 인생을 잘 사는 것이 최고의 복수다. 상대방으로 인해 곤경에 처해있더라도 고개 숙이지 말고, 내 인생에 집중해서 상대방보다 더 좋은 인생을 꾸려나가면 된다.






3개월간 방 안에서 은둔할 때, 부모에게 '실패한 낙오자'라는 말을 들었고

우울증 약을 먹을 때, '나약하다'는 말을 들었고

무기력과 약 부작용이 겹쳐져서 살이 쪘을 땐, '살쪄서 별로다'라는 말을 들었다.


돌이켜보니

나는 실패한 낙오자도, 나약한 것도, 살쪘다고 별로인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었다. 더는 타인이 입으로 싼 똥에 아파하지 않기로 했다.


본인이 가장 중요해요~


그때의 난 울적하긴 했지만, 누군가가 건넨 다정함에 크게 감동할 줄 알았고, 타인의 상처를 이해할 수 있었고, 평범한 일상을 감사할 줄 알았다.

버텨온 시간은 모두 내 것이었고, 이겨낸 것도 나였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어쩌면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더 강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버겁고 하루하루가 고된 날도 있었지만, 그 모든 시간을 견디며 벌써 한 해의 절반을 살았으니까요. 수많은 선택과 인내, 그리고 아주 작은 용기들이 모여 지금의 당신이 되었으니 마음껏 아껴주세요. 아주 멋지십니다.


그리고 곧 개봉하는 슈퍼맨 예고편에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Your choices. Your actions. That's what makes you who you are.
네 선택과 네 행동이 네가 누군지를 말해 주는 거란다.


연말에 이 시기를 돌이켜봤을 때, 어떤 모습을 원하는지 생각해 보길 권합니다. 당신의 용기 있는 선택과 행동을 응원합니다!


2025 상반기 The end,

남은 6개월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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