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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시간 Jun 22. 2023

어딘가에는 솔직해야만 하겠다 나도.

직장생활을 하고부터는 친구나 가족이 아닌 다른 것으로부터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머리도 마음도 퍽퍽한 출근길이나, 유독 허했던 퇴근길. 

아니면 졸리고 무료하던 근무시간에 나는 온라인 쇼핑보다는 틈틈이 브런치를 켜서 눈길을 끄는 글 아무거나 읽었다.

잠시 글 한편을 읽었을 뿐인데 잠시 다른 사람의 인생에 들어갔다 나온 것 같았다. 

그만큼 브런치에서는 다들 솔직해지는 것 같았다. 

어딘가 다듬어지지 않은 그 생생한 감정들이 필터 없이 바로 느껴졌고 서점에 눕혀있는 베스트셀러들보다 더 오래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쭉 글을 읽어만 오다가 써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 건 사실 아주 사소한 감정 때문이다.

오늘 요가에서 마지막 사바사나시간 (마무리 명상)에 들었던 음악을 그저 감 만으로 찾아내었는데

자랑할 곳이 도저히 없는 거다.

이건 심각한 상황이다 싶었다. 

친구나 일기장에 쓰면 되지 왜?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친구 -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는 카톡은 귀찮고 피곤해서 잘 안 하다 보니 이렇게 사소한 얘기를 하는 건 뜬금없고 어색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에 요가를 하는 친구가 없다.


남편 - 남편의 반응은 예상 가능하다. "오 정말? 좋겠네?" 또는 "나는 뉴진스의 하입보이요~" 정도겠지.


블로그 - 경제 관련 포스팅만 하는 블로그에 갑자기 사생활 포스팅을 하기엔 조금 부끄럽다. 라기엔 팔로워 26명이긴 하다.


일기장 - 음악과 사진을 함께 남기고 싶은데 하루에 5줄 쓰는 일기장은 부족하다.


그래서 생각난 곳이 브런치다. 

여기라면 나도 친구나 남편에게 보다, 블로그에서보다 그리고 어쩌면 일기장보다도 더 솔직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세련된 어휘를 구사하고 술술 읽혀내려 가는 필력을 가진 작가들처럼은 평생 못하겠지만 솔직하게는 쓸 수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본다.


그리고 꼭 하고 싶었던 오늘의 자랑. 


요가시간에 들었던 그 음악을 느낌만으로 유튜브와 블로그를 모두 디깅하여 찾아내었다. 

출처는 구독자 0명이신 어떤 유튜버인데 차곡차곡 너무나 나의 취향과 맞닿아 있는 요가와 명상 관련한 플레이리스트를 계속 아카이빙하고 있더라. 

나는 당당히 그분의 1번째 구독자가 되었다.


오늘의 자랑을 공유하며 첫 글을 마무리해본다.



Blueprints - East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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