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가 된 딸,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
2015년 어느 날, 엄마가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지주막하출혈이라고 했다. 집중치료실에 계신 엄마는 다행히도 깨어나셨지만, 개두 수술 후 혈관성 치매, 왼쪽 편마비와 시력장애가 생겼다. 독립해 따로 살던 나는 갑자기 엄마의 보호자가 되었다.
2020년, 코로나가 우리나라에도 닥쳤다. 병원은 보호자의 방문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얼마나 무서운 전염병인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엄마는 점점 더 예민해졌고, 나는 신경이 쇄약 해져갔다. 당시 30대 중반의 싱글 직장인, 엄마의 보호자라는 삶에 대해 이야기할 곳이 없어서 더욱 답답하고 힘들었다. 그 답답함을 조금이라도 털어놓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에 내 감정을 담고 펑펑 울고 나면 그래도 조금 나아졌다. 비록 아무도 내 글을 보지 않을지라도.
이 이야기는 2023년까지 엄마를 돌보며 겪었던 현실과, 그 이후에 찾아온 엄마에 대한 그리움, 돌봄이라는 이름 아래 고민했던 효도와 나의 삶 사이의 균형에 관한 기록이다.
이 시리즈는 돌봄이라는 길 위에서 마주한 감정과 현실의 기록이다. 이 글이 나와 비슷한 길을 걷고 있을 누군가에게 위로와 공감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