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말할 수는 없었다
[나침반 대신 ChatGPT] PART 2 : 길을 찾은 이후, 나를 다시 설명하기까지
16화 | 설명하려다 멈추는 순간들 -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말할 수는 없었다
그 무렵의 나는
하루를 아주 잘게 쪼개며 살고 있었다.
아침에는 운동을 하고,
낮에는 공부를 하고,
중간중간 자료를 찾아 정리했다.
저녁이 되면
글을 썼다.
나의 캘린더에는
항상 일정이 빡빡하게 적혀 있었다.
하루는 늘 부족했고,
시간은 금방 지나갔다.
분명 바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끔 나에게 물었다.
“요즘 뭐 하느라 그렇게 바빠요?”
그 질문 앞에서
나는 잠시 멈췄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말은
할 수 있었지만,
그 열심을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 할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이미 나는
부캐로 이것저것을 하며
하루를 채우고 있었고,
그 방식은 점점
직장에 다닐 때와 비슷해지고 있었는데도
정작 나를 설명할 말은
아직도 없었다.
그래서 대답은
자꾸 길어졌다.
글을 쓰고 있고,
공부를 하고 있고,
관심 있는 분야를 더 파고들고 있다고
하나씩 덧붙이다 보면
말은 많아졌지만
설명은 되지 않았다.
열심히 살고 있다는 사실과
나를 설명할 수 없다는 사실이
같이 존재하고 있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보통은
열심히 살고 있으면
그 이유나 방향이
어느 정도는 설명되기 마련인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하루하루를
직장처럼 보내고 있었는데도,
여전히 나는
“그래서 뭐 하는 사람이냐”는 질문에
멈추고 있었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문제는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어서가 아니라,
아직도 나를 설명할 언어가
이 삶을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말할 수는 없었다.
그 사실이
조금씩
나를 더 조용하게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