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시간표, 새로운 나를 기획하다

타임 라이트 시리즈 04 – 나를 위한 시간표

by Time Right

질병 휴직으로 시간이 멈췄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내 하루를 내 뜻대로 구성할 수 있는 상황을 마주했다.

그 전까지는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회의, 보고서, 행사 준비...

누가 불러도 즉시 응답하고 움직이던 빽빽한 시간표 속에서

나는 늘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으로 살아왔다.


계획은 늘 있었지만, 대부분 일이 중심이었다.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표는 단 한 번도 짜본 적이 없었다.

멈춰 선 그 시기, 나는 아주 낯선 질문을 던지게 됐다.

“내가 하루를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다면, 가장 먼저 무엇을 채워 넣고 싶을까?”


처음엔 막막했다.

자유롭지만 흐트러지기 쉬운 시간이었고,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흘려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조금씩 생각이 바뀌었다.

‘해야 할 일’이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살고 싶은 방식’으로 하루를 정리해보기로 했다.


나는 일단 하고 싶은 일을 작은 단위로 나열했다.

예를 들어, 식사를 제때 하고,

하루에 한 시간은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운동을 하고,

잠깐이라도 산책을 하는 식이다.


이것들을 기준 삼아 하루의 뼈대를 만들었다.

너무 촘촘하지 않게,

그렇다고 너무 헐겁지도 않게.

그렇게 나를 중심에 둔 하루 시간표가 서서히 완성되어갔다.


그런데 막연히 “운동하자”고 하면 쉽게 느슨해졌다.

그래서 구체적인 목표를 만들기로 했다.


8주 동안 인바디 변화를 기록하는

보니따 필라테스 경남지부의 ‘렛미인’ 대회에 참가했고,

포항 해변마라톤 10km 완주도 목표로 설정했다.


그때부터는 달라졌다.

식단 관리도 다시 시작했고,

주 3~4회는 운동을 일정에 넣었다.


하루를 기준으로 작은 기록을 남기고,

몸이 변하는 만큼 마음도 단단해졌다.


시간을 기획한다는 건 결국,

“나는 나를 책임질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

나 자신에게 되돌려주는 일이었다.


하루가 단단해지면,

그 위에 올리는 내 마음 또한 흔들림이 덜했다.


지금 나는 단순한 계획을 넘어,

나의 삶을 기획하는 중이다.

그리고 이 구조화된 하루하루가,

내 인생을 다시 설계하는 굳건한 첫 번째 뼈대가 되고 있다.


오늘도 나는 일정을 펴고,
몸을 움직이고,
글을 쓰며,
나만의 속도로 하루를 살아간다.
그렇게 다시 짜인 하루 안에서,
나는 나를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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