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돌보는 시간, 나를 회복하는 여정

타임 라이트 시리즈 03 – 회복은 루틴에서 시작된다

by Time Right

“갑상선암은 암도 아니야.”

몇 번이고 그 말을 들었다.

항암치료를 하지 않으니 그렇게 말하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암이 작았지만,

위치가 좋지 않아 전절제를 해야 했다.

수술 이후의 몸과 마음은 이전과는 분명히 달랐다.


그런데 아무도 그걸 깊이 묻지 않았다.

아프다 말하기도 애매했고,

그래서 더 조용히 마음이 아팠다.

누구도 몰라주니까, 내가 나를 더 잘 들어줘야 했다.

그래서 그 시간부터, ‘몸을 돌보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수술 이후, 혼자 컨디션을 조절해야 했다.

내가 알아서 체력을 조절하고, 식단을 관리했으며,

기분이 가라앉을 땐 아무도 대신 위로해주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내가 나를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날 챙겨주지 않는다.”


가장 먼저 식단을 바꿨다.

배달음식, 인스턴트, 퇴근 후 맥주 한 잔…

혼자 사는 직장인이라면 익숙할 나쁜 루틴부터 과감히 끊어냈다.

음식을 바꾼다고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건 아니지만,

음식을 바꾸면서 ‘나를 챙기고 있다’는 감각이 되살아났다.


그리고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예전엔 스피닝, PT 같은 강도 높은 운동도 해봤지만,

이번엔 필라테스를 선택했다.

디스크 재활 운동이라는 말에

호기심 반, 걱정 반으로 동네 센터에 등록했다.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훨씬 힘들었다.

속근육을 쓰는 운동이라 온몸이 다 아팠고,

PT처럼 '오늘은 팔, 내일은 다리'가 아니라

매번 전신이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

‘내가 살아있다’는 감각이 함께 돌아왔다.

운동은 단순히 체력을 높이는 일이 아니었다.

‘내가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

내 몸으로 증명하는 과정이었다.


나는 지금 루틴을 회복하는 중이다.

체지방을 줄이거나 건강해 보이기 위함이 아니라,

오롯이 나 자신을 믿기 위해서.

이 루틴은 나를 위한 ‘작은 기획’이자,

‘Time Right’—나를 다시 설계하는 시간을 완성하는 중요한 연결 고리다.


오늘도 나는 식단을 고르고, 매트를 펴고,

땀을 흘리며 나를 돌본다.

몸을 돌보는 이 모든 과정은 결국,

나를 온전히 돌보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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