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에서 우리는 종종 “어른답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어떤 행동이나 태도가 믿음직스럽고 책임감 있게 보일 때, 우리는 그를 어른답다고 여긴다. “어른이 어른다워야지”라는 말은 어쩌면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때 나오는 아쉬움일 것이다. 반대로 “아이다”라는 단어는 종종 가벼움이나 미숙함, 그리고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결국 어른과 아이는 자연스럽게 서로 대비되는 개념으로 느껴진다.
사회는 우리에게 어른이란 무엇인지 설명한다. 미성숙한 아이와 달리, 어른은 자기감정을 절제할 줄 알고, 책임감을 가지며, 인격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사람이라고 말이다. 이런 기준에서 어른은 단순한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법적으로 20살이 넘으면 “어른”으로 분류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이가 어른을 만드는가? 정말 나이만으로 어른이 될 수 있는가?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지면 나는 곧장 머뭇거린다. 어른의 정의를 곰곰이 들여다볼수록, 나는 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어쩌면 나는 아직도 내 감정에 휘둘릴 때가 많고, 책임감은 종종 상황에 따라 내가 손해보지 않도록 눈치를 보며 조정한다.
특히, 인격의 완성도란 말은 나와 거리가 멀게 느껴질 때가 많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삐지고 토라지기도 하고, 책임지기 싫어하며 놀고 싶을 때가 많다. 지켜야 할 법과 규칙이 많아서 누가 보지 않으면 지키고 싶지 않을 때도 있다. 때로는 ‘나만 아니면 돼. 다들 그러고 살아.’라는 말 뒤에 숨어 대충 살고 싶다는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학생에게 “학생답게 행동해야지”라고 말하면서도, “어른이면 어른답게 행동해야지”라는 말에 반박하고 싶어질 때도 많다. 알량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언행을 하기도 한다. 이런 나를 돌아보면, 나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어른다운 이미지에서 벗어난 모습이 많다. 나는 어른인가? 어른이라고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나는 어른인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미 어른이 되었지만, 어른이 되려면 한참 남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떠올려보면, 어른과 아이 모두 동일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기쁨, 슬픔, 까칠함, 소심함, 버럭, 불안, 당황, 따분함, 부러움. 이 모든 감정은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존재한다. 다만 어른은 사회적인 인식에 맞춰서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거나 다르게 표현할 뿐이다. 내 안의 모습과 밖에서 보이는 모습이 일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너무 고통받거나 스스로를 비하하지 말자. 우리 안에는 어른과 아이가 공존하며,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다만, 인정이 정당화나 합리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어른다움은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 성장하고 배우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과정 속에 있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과정이 우리를 진정한 어른으로 이끄는 길일지도 모른다.
“나는 어른인가?”라는 질문은 마치 나를 가만히 앉혀 놓고, 내 마음과 삶의 흔적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 같다. 이 질문은 내가 편협한 사고와 편견에 갇히지 않도록 경고하며, 동시에 나를 보다 넓은 세상으로 이끌어준다. 그 안에서 나는 내 모습의 미완성을 인정하고, 그 과정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려는 다짐을 되새긴다. 스스로 어른이라 확신하지 못하는 이 순간조차, 어쩌면 어른다움의 본질에 가까운 모습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