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

by 밤하늘 읽는 시간

거짓말이란 무엇일까? 남을 속이는 것, 진실을 숨기는 것, 때로는 모른 척하는 것까지도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질문이 나를 향할 때, 즉 "나는 나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라고 물을 때, 이야기는 조금 복잡해진다. 스스로를 속일 수 있을까? 그리고 만약 가능하다면, 그것은 진짜 거짓말일까?


거짓말은 보통 진실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시작된다. 내가 알고 있는 진실과는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나에게 거짓말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내가 나를 속였다고 치자. 그렇다면 나는 내가 속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 거짓말은 들통난 것이나 다름없다. 들킨 거짓말은 더 이상 거짓말이라고 할 수 없다. 반대로, 내가 나를 속였는데 그것이 성공했다면 어떨까? 그러면 나는 진실을 모르는 상태가 된다. 진실을 모른다면 애초에 내가 속이려 했다는 사실조차 알 수 없다. 결국, 나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건 거짓말의 정의 자체를 흔드는 질문이 된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려는 걸까? 그것은 아마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것이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실수했거나, 부끄러운 일을 저질렀거나, 외면하고 싶은 상황에 놓였을 때 우리는 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 진다. 그 도망침은 때로 기억을 왜곡하거나 상황을 다르게 받아들이게 만든다.


예를 들어보자. 큰 실수를 저질렀을 때, 나는 그것이 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려 한다. '그땐 어쩔 수 없었어'라거나,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했으니까'라는 식으로 변명을 만들어낸다. 그 순간, 나는 분명 나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거짓말이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다. 그 순간의 나는 진실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나를 보호하려는 본능이 그런 선택을 하게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는 그 거짓말의 흔적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무엇을 외면하려 했는지, 무엇을 숨기려 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이 과정은 결국 진실을 마주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어쩌면 나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내가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겪어야 할 우회로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거짓말이 진실을 완전히 지워버릴 수는 없으니까.


"나는 나에게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나 자신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내가 왜 나를 속이려 했는지, 그 선택이 나를 얼마나 지켜주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내가 진실과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고민하게 한다. 결국 이 질문은 내가 나 자신과 더 정직하게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물론 나에게 거짓말을 하는 순간은 내가 너무 힘들거나 불안해서 진실을 외면하고 싶었던 때일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나는 그 거짓말의 흔적을 깨닫게 되고, 그로 인해 조금씩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거짓말 속에 머무르지 않고, 그 거짓말을 통해 진실을 찾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결국 나에게 거짓말을 한다는 건 나 자신을 보호하려는 몸부림이자, 진실을 향해 조금씩 걸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그것이 비겁하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때로는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더 단단해질 수 있다. 거짓말은 진실로 가는 길목의 어둠과도 같다. 그 어둠을 지나야 만 비로소 진실의 빛을 마주할 수 있다.


그러니 나는 나에게 묻는다. 거짓말을 통해 무엇을 숨기고 싶었는지, 그리고 그 너머에 어떤 진실이 있었는지를. 이 질문이 나를 더 솔직하게, 더 깊이 나 자신과 대화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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