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엉망진창 직장 생활, 그 시작

feat. 직장 내 괴롭힘 회사에는 정말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존재했다

by 명랑소년성공기

이상한 상황 속 지지자들,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고민

유독 잘하는 저만 갈구는 팀장의 모습이 의아해서, 팀원들이 옆에서 많이 다독여줬습니다. 특히 저의 멘토 선배는 팀장의 만행을 지켜볼 수밖에 없음에 분개했고, 차석 과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간은 정말 입체적입니다. 멘토 선배는 정말 재밌는 사람이었고, 이런 신기한 인간은 어디 가서도 보기 힘들 거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이 글은 저의 삶을 되짚어보면서, 아마 저처럼 답답함을 느끼고 있을 누군가에게 아주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어서 쓰게 되었습니다.


흔히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하죠. 맞는 말이지만, 조직이라는 곳은 쉽게 변하지 않고, 한번 찍힌 낙인은 꽤나 오래갑니다. 특히 조직의 규모가 작을수록 이런 골치 아픈 상황은 더 심해지죠.


이런 상황을 이겨내려면 본인의 역량을 압도적으로 보여주거나, 아니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히 조직을 떠나야 합니다. 하지만 둘 다 쉬운 길은 아닙니다. 교묘하게 기피 부서로 배치해 버리면 개인의 역량만으로는 좀처럼 나아가기 힘들 테니까요. 물론 '낭중지추(囊中之錐)'처럼 뛰어난 능력은 어디서든 드러나기 마련이지만요. 그렇다고 조용히 떠나기엔 이 바닥이 너무 좁습니다.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낙원이란 있을 수 없는 거야" 이 베르세르크의 명대사는 언제나 제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첫 만남부터 삐걱거린 팀장과의 관계


저희 팀장은 어딘가 처음부터 좀 이상했습니다. 제가 처음 회사에 들어온 날, 팀장과 단둘이 술을 마셨어요. 첫날인데 먹고 싶은 걸 사주겠다고 하기에 탕수육을 먹고 싶다고 했죠. 그런데 제가 잠시 화장실에 다녀온 사이에 메뉴가 팔보채로 바뀌어 있는 겁니다. '아? 이거 좀 이상한데?' 하는 작은 의아함이 들었습니다.


또 한 번은 단둘이 점심을 먹으러 나갔는데 (평소 팀장과는 절대 같이 나가지 않습니다), 저녁에 영업을 나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대중교통 타고 오셨겠네요?" (보통 술자리로 이어지니 대중교통을 이용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팀장은 "나는 20대 후반 이후로 대중교통 타 본 적이 없어."라고 답했습니다. 이 대답에서 뼛속까지 느껴지는 '가오'를 짐작했습니다. 그래도 폼 잡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팀장의 표적, 그리고 기이한 괴롭힘


팀원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된 사실은, 팀장이라는 인간을 팀원 중 95%가 싫어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 말고도 싫어하는 사람이 수두룩했지만, 수습 사원 때부터 일을 적절히 해내고 있던 저에게는 유독 가혹했습니다. 같이 수습 기간을 보내던 한 달 먼저 들어온 A군은 실수가 잦았는데,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기가 첫 직장이었고, 저는 1년 정도 직장을 다니다 왔으니까요.


팀장은 수습 기간에 '기강을 좀 잡아야 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기에, 좀처럼 실수하지 않는 저를 호시탐탐 노리는 듯했습니다. "네가 잘하고 있는 거 같지?" 라며 비꼬는 듯한 말을 던지곤 했죠.


육체적 접촉, 그리고 멘탈 싸움의 시작


알다시피 저도 나이가 찰 만큼 찼습니다. 저런 이야기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그만이고, 사실 정규직 취업까지 한 마당에 제가 배 째고 개겨 버리면 팀장이 뭘 어떻게 할 수 있겠냐는 멘탈도 가진 저였습니다. 그런 제 속마음을 눈치챘는지, 팀장의 신체적 터치가 시작되었습니다. "자기가 복싱을 배웠는데"라는, '뭐 어쩌라는 건가?' 싶은 소리를 하면서 제 팔을 툭툭 치기 시작했습니다. 아, 짜증이 치밀어 올랐습니다. 나이 차이가 20살 이상 나는데, 저는 키 170 후반에 평체 80kg 정도를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야차룰로 주먹다짐을 할 수 있는 법이 없는 세상이 있다면 상상했습니다.

저는 성악설을 믿습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흥미롭게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저는 멀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상한 상황 속 지지자들, 그리고 인간 본성에 대한 고민


유독 잘하는 저만 갈구는 팀장의 모습이 의아해서, 팀원들이 옆에서 많이 다독여줬습니다. 특히 저의 멘토 선배는 팀장의 만행을 지켜볼 수밖에 없음에 분개했고, 차석 과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인간은 정말 입체적입니다. 멘토 선배는 정말 재밌는 사람이었고, 이런 신기한 인간은 어디 가서도 보기 힘들 거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또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할 부분은, 필요 이상으로 친절을 베푸는 인간은 경계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알고 있었지만 그 순간에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좋은 상황 속에서는 모두가 친절한 인간일 수 있습니다. '상황이 사람을 만든다'는 이 간단한 이치를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절대다수의 인간은 무조건 자기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자기 이익에 따라. 상황에 닥쳐보기 전까지 인간의 본모습을 안다고 장담하면 안 된다. 나는 그렇게 나의 멘토 선배를 믿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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