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그 입 좀 (가해자의 태도와 회사의 미온적 대처)
너무나도 명백한 증언과 정황들 때문에 시종일관 저에게 사과를 해오던 가해자는, 노무법인까지 가게 되자마자 태도를 돌변했습니다. 정말 구체적인 증언이 없는 부분은 모두 부인하기 시작하더군요.
처음에 저는 공개 사과를 받으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주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공개 사과는 어렵게 되었고, 결국 서면 사과를 받게 되었죠. 그런데 그 사과문에 제 이름을 수차례 오타를 내는 것을 보고, '이건 진정성이 결여된 사과'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회사에 정식 절차를 요청했고, 사측 노무법인을 통해 첨예한 의견 대립에 나섰습니다. 아시겠지만, 직장 내 괴롭힘은 신고한 측에서 모든 것을 증명해내야 하는 방식입니다.
가해자 팀장은 본인의 평소 행실에 비추어 사과문에서는 모든 것을 사과했습니다. "내가 평소에 친근감의 행동으로 이런 행동을 자주 했었는데..."라는 식으로 사과문에 적었죠. 하지만 노무 법인에 가자마자 말을 바꾸고 "자기는 한 적 없다", "증거 있냐"는 식으로 돌변했습니다.
일전에 했던 사과들은 그냥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이었음이 너무나 뻔했습니다. 그래도 너의 그 사과문, 내가 형사 고소할 때 증거 자료로 제출했어, 귀염둥아!
사과문에 꽤나 구체적으로 본인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잘 적었더군요. 제 이름을 수차례 오타만 내지 않았더라면, 당신한테는 정말 좋았을 텐데 말이죠.
다 큰 어른이 다른 어른의 머리를 꿀밤 때리고, 자기가 복싱 배웠다고 팔을 툭툭 치는 버릇은 정말 놀랍습니다. 팀장에게 성과급을 주는 관행이 사람을 너무 제왕적으로 만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팀장이 가장 심하긴 했지만, 사내 분위기 자체가 좀 그런 면도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죠.
팀원들의 착실한 증언과 증거로 직장 내 괴롭힘은 결국 인정되었습니다. 불필요한 신체 접촉, 수습 전환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 등이 모두 사실로 밝혀진 것이죠.
수습 전환으로 협박하는 것은 정말 갑질 중의 갑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객관적인 사실로 마음에 안 들면 알아서 평가하면 될 부분이지, 그런 식으로 협박하는 건 비열한 짓입니다.
그리고 부적절한 신체 접촉... 이성이든 동성이든 간에 귀를 만지고 안마하고 이런 행동은 솔직히 토악질이 나올 만큼 역겹습니다. 집에 가서 당신 자신이나 주무르세요. 유독 이상하리만큼 터치 빈도가 높은 양반이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욕 좀 먹고 하는 건 목에 칼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넘어가는 스타일입니다. 멘탈이 '쿠크다스'가 아니라 오히려 강철에 가까운 편입니다. 그 증거로 누가 뭐라 하든 꿋꿋이 회사 다니고 있습니다.
여러분, 회사에서는 신고자 편을 절대 들어주지 않습니다.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에 따르면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회사에 형사 고소 사실을 알리자마자, 회사에서는 '형사 고소가 끝나면 징계 양형을 하겠다'고 저에게 통보해 왔습니다. 사실상 징계를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었죠. 팀장은 정년이 코앞이고, 형사 고소는 시간을 끌면 한없이 시간을 미룰 수 있거든요. 아, 그리고 회사에서는 심지어 "고소를 취하하면 당장 징계 내리겠다"고까지 했습니다! 참 재밌는 곳입니다.
해당 사실을 고용노동부에 알리자마자, 비로소 지체 없이 징계가 이루어졌습니다. 이게 웃긴 게, 징계나 조사 과정에 하자가 있으면 이의신청이 가능한데, 징계 양형을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알려주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당한 일에 합당한 징계 양형이 있었는지 알아야 이의신청을 하죠...
그래서 양형을 알려주면 형사 고소를 취하해주겠다고 했는데, 가해자가 싫다고 했습니다. 지금 보면 참 멍청합니다. 이때 알려주고 취하받았으면 약식명령받을 일도 없었을 텐데. 일단 전과자 확정, 축하한다 연진아!
회사에서는 제가 쓰는 법인 카드부터 근태까지 집요하게 괴롭히더군요. 별의별 희한한 것까지 걸어서 저를 힘들게 하려고 했지만, 저는 요리조리 잘 피해 갔습니다. 법률 자문을 받으면서 해결했기 때문에 물론 다 비용이긴 했죠.
이런 일이 생기면 정말 특수하게 가깝게 지낸 일부 동료들 말고는, 나름 가까웠던 모든 사람들과 멀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회사는 돈 벌러 온 곳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기 받는 돈에 영향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 밉보여서 푼돈이라도 줄어들까 봐 걱정하는 거죠. 아, 푼돈에 아무렇지 않게 양심 팔던 제 전 멘토이자 사수도 여기에 포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