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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MO Nov 19. 2017

동화 같은 마을 비에이(美瑛)

인간과 자연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한 폭의 그림 같은 마을

비에이(美瑛)는 한국인들이 여름에 홋카이도에 방문한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장소 중 하나일 것이다. 드넓은 들판 위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라벤더는 비에이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풍경이다. 일본도 한국처럼 대부분이 산지로 이뤄진 나라기 때문에 드넓은 들판을 보기 쉽지 않지만, 비에이는 척박한 자연을 개척해보려는 일본인들의 노력으로 홋카이도뿐 아니라 일본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마을이 되었다. 들판 위에 피어있는 꽃들뿐 아니라 감자나 옥수수, 양파 등 우리의 식생활에 필수적인 농산물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비에이는 인간과 자연이 아름답게 조화를 이룬 그림 같은 마을로, 평화롭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비에이 전체에 아름다운 곳들이 흩어져 있으며, 패치워크 로드, 파노라마 로드, 시로가네 온천 세 영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패치워크 로드, 파노라마 로드는 단지 길이라는 이름일 뿐이고, 비에이 내 특정 영역을 가리킨다. (드라이빙하기 좋은 곳이기 때문에 이러한 이름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패치워크 로드 (パッチワークの路, Patchwork Road)

호쿠세이 노 오카 공원 (北西の丘展望公園)

비에이 시내에서 가장 가까워 접근하기 쉬운 곳이 패치워크 로드이다. 도보 여행 또는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비에이역에서 출발해 패치워크 로드만 둘러보는 것으로 비에이 여행을 끝낸다. 우리 가족이 묵은 숙소가 패치워크 로드 한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아침을 먹기 전에 잠시 도보여행을 즐길 수 있었다. 호쿠세이 노 오카 공원(北西の丘展望公園)을 중심으로 한 바퀴 둘러보는 짧은 산책을 즐겼는데, 전망대에서 보는 비에이의 풍경이 장관이었다. 피라미드형 전망대로 대표되는 호쿠세이노오카공원은 해 질 녘의 경치가 특히 아름답다고 알려져 있다.

비에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판
호쿠세이 노 오카 공원 (北西の丘展望公園)
호쿠세이 노 오카 공원에서 볼 수 있는 비에이의 풍경

호쿠세이 노 오카 공원에는 이른 아침에도 비에이의 아침 햇살을 만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비에이의 들판 사이를 산책하면서 양파나 옥수수를 비롯한 다양한 채소들이 재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넓은 땅 위에서 대규모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것은 홋카이도가 가진 특수한 환경 때문일 것이다. 좁은 땅에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한국에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기 때문에 비에이는 더욱더 특별하게 나에게 다가왔다.

비에이의 들판에는 다양한 농산물들이 재배되고 있었다.

오야코 나무 (親子の木, parent and child trees)

아침산책을 끝내고 나니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맑은 날씨였으면 훨씬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을 하며 차에 올라 가족들과 패치워크 로드를 둘러보았다. 비에 젖은 창밖으로 보이는 비에이의 풍경은 일본은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다는 편견을 싹 사라지게 만든다. 비에이 여행은 빡빡한 일정 속에서 쫓기듯이 하지 않고, 아름다운 곳엔 좀 더 머물면서 여유롭게 즐기려고 노력했다. 패치워크 로드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면서, 그동안 머리 속에 들어있던 잡념을 걷어내고 이 순간을 최대한 느껴보고자 했다.

처음 방문한 곳은 부모와 아이로 상징되는 오야코 나무(親子の木)였다. 길가에 차를 대고 오야코 나무가 있는 곳까지 걸어갔지만, 그럴 필요는 없었고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을 즐기는 편이 좋았다. 하지만 오야코 나무가 위치한 곳이 언덕 위기 때문에, 오야코 나무 옆에서 바라보는 비에이의 풍경도 장관이었다. 언덕을 따라 조금 내려오면 오야코 나무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곳을 표시한 안내판이 나오며, 왜 세 나무들이 오야코 나무라 불리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두 큰 나무 사이에 아기 같은 나무가 있는 풍경은 마치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이를 사이에 두고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한 것 같았다.

오야코 나무 (親子の木). 가운데 작은 아기 나무를 양 옆의 부모들이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세븐스타즈 나무 (七星之樹, Seven Stars Tree)

비에이에는 담배 광고에 등장한 두 곳이 있는데, 세븐스타즈 나무가 그중 하나다. 언덕 위에 우뚝 솟아있는 떡갈나무가 세븐스타즈 나무지만, 세븐스타즈 나무 옆으로 나란히 서 있는 나무들의 풍경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삿포로를 떠난 이후로 한국인을 못 본 지 오래되었는데, 세븐스타즈 나무 옆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들을 보고 정말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세븐스타즈 나무.

켄과 메리의 나무 (ケンとメリーの木, Ken and Mary Tree)

켄과 메리의 나무는 닛산 자동차 광고에 등장한 나무로, 당시 CF에 나온 주인공들의 이름에서 지금의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평평한 언덕 위에 솟아있는 포퓰러 나무는 멀리서 바라볼 때 더욱 환상적인 풍경을 선사했다.

켄과 메리의 나무 (Ken and Mary Tree). 비에이의 평원에 우뚝 솟아있는 포퓰러 나무이다.

마일드세븐 언덕 (マイルドセブンの丘, Mild Seven Hill)

마일드세븐 언덕은 일본의 담배 브랜드인 "마일드세븐"의 1970년대 광고로 유명해진 곳이다. 언덕 정면에 늘어서 있는 낙엽송 방풍림이 특징인 곳으로, 40년이 다 된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가 방문했을 때는 언덕 위의 농작물들이 수확되어 황량한 풍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겨울 설경이 정말 아름다울 것 같은 언덕이었다!

마일드 세븐 언덕

제루부 언덕 (ぜるぶの丘, Zerubu no Oka)

전화번호: 0166-92-3160

영업시간: 8.30am-5pm Apr-Oct

입장료: 무료

제루부 언덕은 비에이에서 아사히카와로 가는 국도 바로 옆에 위치한 공원으로, 비에이의 다른 곳들과 마찬가지로 여름에 피는 라벤더로 유명하다. 가을에 방문하더라도 다양한 꽃들을 볼 수 있으며, 후라노의 팜 토미타와 아주 흡사한 곳이다. 개인적으로는 팜 토미타보다 아름다워서 시간이 촉박하다면 후라노를 생략하고 비에이만 둘러봐도 만족할 만한 여행이 될 것 같았다. 제루부 언덕의 아름다움에 반했지만, 파노라마 로드에는 더욱더 장대한 광경이 우리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루부 언덕
제루부 언덕의 아름다운 풍경

파노라마 로드 (パノラマロード, Panorama Road)

사나이 노 오카 공원 (三愛の丘展望公園, Sanai-no-Oka View Park)

패치워크 로드에서 비에이 시내를 지나 남동쪽으로 운전하면 파노라마 로드가 등장한다. 파노라마 로드로 진입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곳이 사나이 노 오카 공원으로, 비에이의 언덕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다. 사나이 노 오카에서 바라보는 비에이의 모습은 여태껏 봤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넓은 공간이 선사하는 평안함과 고요함은 하루 종일 느껴도 지겹지 않을 것 같았다.

사나이 노 오카 공원에서 볼 수 있는 비에이의 아름다운 풍경

치요다 노 오카 전망대 (千代田の丘見晴し台, Chiyoda-no-oka Observatory)

치요다 노 오카 전망대에서도 사나이 노 오카 공원과 비슷한 비에이의 전원풍경을 볼 수 있다. (사실 비에이의 여러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풍경 대부분이 비슷하기 때문에 모든 언덕을 다 들릴 필요는 없다.) 하지만 치요다 노 오카 아래 위치한 치요다 농장은 이 언덕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치요다 농장에는 비에이의 넓은 들판에서 키워지고 있는 소와 양들, 그리고 라마와 같은 동물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농장에서 자연 방목으로 키운 소들로 만들어진 스테이크도 여기서 맛볼 수 있다.

치요다 노 오카 전망대
파노라마로드를 떠나 시로가네 온천으로 가는 길

시키사이 노 오카 (四季彩の丘, Shikisai no Oka)

전화번호: 0166-95-2758

홈페이지: https://shikisainooka.jp/en

영업시간: 9am-5pm Apr, May, Oct, 8.30am-6pm Jun-Sep

입장료: 무료

파노라마 로드, 아니 비에이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인 시키사이 노 오카! 꽃으로 뒤덮인 언덕이 비에이와 후라노 곳곳에 있지만 시키사이 노 오카보다 아름다운 곳은 단연코 없을 정도로 이 언덕의 아름다움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 가족은 시로가네 온천을 방문한 후, 늦은 오후에 시키사이 노 오카를 방문했는데, 드넓은 주차장에 차들이 빼곡히 들어찰 정도로 이 곳의 명성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듯했다. 비에이의 다른 곳들과 다르게 조용하게 산책을 즐길 수는 없지만, 아름다움을 혼자 독차지할 수는 없는 일. 즐거운 마음으로 언덕 위의 다양한 꽃들과 사진을 찍으며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시키사이 노 오카의 멋진 단풍나무!
시키사이 노 오카의 꽃들은 스펙트럼처럼 분리, 정렬되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입구와 가까운 높은 전망대에서 언덕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되돌아 가는 듯했다. 나는 멀리서 바라본 꽃들의 스펙트럼이 가까이서 보면 얼마나 예쁠까 궁금해하며 아버지와 함께 산책을 즐겼다. 과연!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잎과 줄기 전체가 하얗지만 노란 꽃을 피우는 백묘국(설국)을 여기서 처음 볼 수 있었다. 주변은 온통 하얀데 노란 꽃을 피우는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을 금치 못 했다.

언덕 위에는 맨드라미, 메리골드, 샐비어가 피어 있었는데, 겨울을 제외하면 9,10월에 가장 적은 종류의 꽃이 핀다고 한다. 비에이 전역이 라벤더가 피는 7월에 가장 아름답지만, 가을에 본 시키사이 노 오카도 나한텐 충분히 아름답다고 느껴졌다. 여름에 이 곳을 다시 찾으면 어떤 놀라운 광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가 된다.

시키사이 노 오카를 한 바퀴 둘러 본 후 아쉬움에 다시 한 번 사진을 찍었다.

시네이 노 오카 전망공원 (新栄の丘展望公園, Shinei no Oka View Park)

시키사이 노 오카를 둘러보고 비에이를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시네이 노 오카였다. 시네이 노 오카는 해 질 녘 풍경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 때마침 해가 지고 있었다. 비에이의 언덕이 그리는 곡선 너머로 해가 지는 풍경과 노을빛을 받아 빛나는 비에이의 들판이 만들어내는 장면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비에이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시간이었다.

시네이 노 오카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곡선

시로가네 온천 (白金温泉, Shirogane Hot Springs)

시로가네 아오이이케 (白金青い池, Shirogane Aoiike)

시로가네 온천은 비에이에서 가장 먼 곳에 있는 지역이다. 홋카이도에서 가장 높고 거대한 산인 다이세츠산 기슭에 위치한 온천으로, 꼭 온천욕을 즐기지 않더라도 한 번쯤 가볼만한 곳이다. 시로가네 온천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푸른 연못(Blue pond)이라 불리는 아오이이케(青い池)다. 아오이이케는 푸른빛을 띠는 연못으로, 1988년 12월 토카치다케 화산이 분화하면서 생긴 연못이다. (놀랍게도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시로가네 온천에서 생성되는 물이 알루미늄을 포함하고 있고, 이 입자들이 햇빛과 반응해 콜로이드를 생성해 푸른빛을 띤다고 알려져 있지만 명확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아오이이케의 아름다운 풍경

사실 우리 가족은 시로가네 온천까지 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제부루 언덕에서 만난 한국인 아저씨께서 자기가 홋카이도에 10년을 살았는데, 아오이이케만큼 아름다운 곳은 못 봤다고 하면서 반드시 여기에 가보라고 하셨다. "에이, 비에이의 상징은 꽃으로 뒤덮인 언덕인데 그것보다 더 이쁜 곳이 있겠어?"라는 의심을 가지고 방문한 곳이 아오이이케였는데, 이게 웬걸, 한국의 주산지랑 비슷한 느낌이지만 푸른빛의 물과 나무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도 연못의 풍경이 신기했는지, 가 추적추적 내리는 와중에도 사진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꽃과 들판이 지겨워진 사람들이라면 아오이이케에 가서 다른 풍경을 느끼는 것을 추천한다.

토카치다케 전망대 (十勝岳望台, Mt.Tokachidake Observatory)

아오이이케를 보고 난 후,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 토카치다케 전망대에 도착했다. 아오이이케 이후로 계속 부슬비가 내리고 있는 데다, 산 꼭대기까지 차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가니 추위가 더욱 심해졌다. 구름이 껴서 산 정상에서 아무것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했지만, 다행히 토카치다케에서 비에이 쪽을 바라보는 방향으로는 구름이 없었다. 시로가네 온천을 사이에 끼고 산의 능선들이 굽이굽이 돌아가는 모습, 반대편에 펼쳐진 넓은 고원, 척박한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단풍나무들을 보니 이 곳에 고생해서 올라온 보람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카치다케는 5일을 투자해야 하는 다이세츠산 종주의 출발점 또는 도착점으로 등산을 사랑하는 여행객이라면 한 번쯤 와볼 만한 곳이다.

토카치다케는 검은색의 화산흙 위에 피어있는 단풍나무들이 멋있는 곳이다.

시라히게 폭포 (白ひげの滝, Shirahige Waterfall)

토카치다케를 내려와 들린 곳은 흰수염 폭포라고 불리는 시라히게 폭포다. 시로가네 온천단지 가운데 위치해 있는 폭포로 접근성이 정말 좋다. 시로가네 온천에서 몇 걸음만 떼면 아래에 펼쳐진 폭포를 볼 수 있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간달프를 연상시킬 정도로 흰 수염이 절벽 위에 그려져 있으며, 폭포 바닥엔 푸른색의 강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흰수염 폭포


비에이의 맛집

다이마루 (だいまる)

전화번호: 0166-92-3114

영업시간: 11am-3.30pm, 5pm-8pm Thu-Tue

메뉴: 돈가스 정식 ¥930, 비에이 카레 우동 ¥920, 비에이 돼지고기 정식 ¥730

다이마루는 비에이 시내에 위치한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일본음식인 덮밥, 돈가스, 우동 등을 제공하는 식당으로 비에이를 찾은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들러 끼니를 해결하곤 한다. 숙소인 포테이토 노 오카가 패치워크 로드 한복판에 있어 숙소에서 저녁을 해결하려 했으나, 저녁은 예약제라 당일에 가서 먹는 게 불가능했다. (미리 예약하지 않은 나의 불찰로 늦은 밤에 다이마루를 들리게 되었다...ㅠㅠ) 하지만 5분 정도 차를 몰고 다이마루까지 간 것이 전혀 후회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다이마루에서 먹은 음식들은 다 맛이 있었다. 고급 레스토랑과 비교할 만큼 맛있진 않지만, 가성비가 워낙 뛰어나 온 가족들이 만족하며 저녁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이었다.

팜 레스토랑 치요다 (ファームレストラン千代田, Farm Restaurant Chiyoda)

전화번호: 0166-92-3114

홈페이지: https://biei-fm.co.jp

운영시간: 11am-8pm

메뉴: 비에이 와규 스테이크 ¥5,180, 비후 카레 ¥1,280, 와규 덮밥 ¥1,280

파노라마 로드에 위치한 치요다 농장에는 농장에서 사육된 소들로 만들어진 비에이 와규를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있다. 팜 레스토랑은 한국에선 찾기 힘든 곳으로 (사실 일본에서도 홋카이도 외에는 찾기 힘들다.) 농장에서 직접 키운 소들을 재료로 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비에이의 청정환경에서 길러진 비에이 와규(びえい和牛)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바로 팜 레스토랑 치요다이다!

팜 레스토랑 치요다

우리 가족은 와규 스테이크, 비후 카레, 와규 덮밥을 주문하고 비에이 와규를 만끽했다. 일본 와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치요다 농장에 들러 비에이 와규를 한 번 맛봐도 될 정도로 깔끔한 맛을 자랑했다. 비에이를 돌아다니다 보면 식당을 찾기 어려워 비에이 시내로 돌아가야 하나 걱정할 수도 있는데, 훌륭한 대안이 바로 팜 레스토랑 치요다가 될 수 있다.

비에이 와규로 만들어진 스테이크


비에이의 숙소

비에이 포테이토 노 오카 (美瑛ポテトの丘, Biei Potato no Oka)

전화번호: 0166-92-3255

숙박료: 통나무집 ¥18,600

포테이토 노 오카는 파노라마 로드에서 묵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는 숙소이다. 본관은 유스호스텔 분위기가 나며, 가족 단위 여행객들은 본관 밖에 있는 통나무집에서 묵을 수 있다. 단, 통나무집 내에 샤워시설이 없어서 본관으로 가서 씻어야 한다는 것은 단점이다. 통나무집 외엔 특별할 것이 없는 곳이지만, 파노라마 로드에 위치해 있는 것만으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듯하다. 아침 일찍 일어나 비에이의 굽이진 언덕을 바라보며 산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에이 포테이토 노 오카 본관
본관 내 식당. 아래는 마당에 있는 펜스테몬(?)


비에이를 떠나며...

비에이 곳곳을 차를 타고 돌아다니니 어느덧 해질 무렵이 되었다. 홋카이도는 일본에서도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는 섬이라, 5시가 되니 벌써 어둑해진다. 다음 행선지가 다이세츠산의 소운쿄온천(層雲峡温泉)이라 1시간 넘게 운전을 해야 해 급하게 비에이를 떠야 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비에이를 떠날 무렵 언덕 위 노을 풍경이 얼마나 멋지던지! 많은 한국인들이 홋카이도에 가면 비에이를 가장 먼저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꽃으로 유명한 곳이 아니더라도 언덕 위의 초원이 선사하는 풍경이 우리에게 뭔가 위안을 주고 다른 세계에 왔다고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 아닐까. 비에이 전체를 샅샅이 둘러봤지만, 여름에 다시 한번 찾아 내가 느끼지 못한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싶은 바람이다. またね, 美瑛!

비에이를 떠나기 전 저녁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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