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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얄루루 Jan 30. 2022

어쩌다 그린란드(9) 눈 결정체가 그냥 보인다?

그냥 맨눈으로 보여요

아름다운 자연으로 유명한 Ilulissat (일루리사트)에 도착했다.

일루리사트에 도착하자마자 느낀 첫인상은, ' 이곳은 정말 관광지구나!'였다. 부정적인 의미의 관광지가 아니라 유명한만큼 환경 조성이  되어있다고 해야 할까, 외지인에 대한 낯섦도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활기찬 분위기였다. 하루는 지나가는 학생들이 수줍게 손을 들며 '니하오' 반겨주었는데, 솔직히 이것에 대해  말이 없었던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패키지여행을 오고 있었다. 우리가 갔을    마주친 패키지팀은  몇대로 이동하는 수준이었으니 우리가 그중 일부라고 생각한  같았다. 그래도 나중에  카페를 방문했을  BTS팬이었던 사장님 딸이 우리가 한국인인 것을 알아채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준 적도 있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ㅎㅎ BTS에게 작게나마 감사 인사를 보내본다. 어떠한 사람을 만나든 한국이나 해외나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여행에서의 기분은 내가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좋은 기억들만 추려서 남기려고 노력했다.


어쨌든! 주저리는 그만하고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장을 보러 가기로 했다. 이날도 어김없이 눈이 왔는데 생애 처음으로 눈 결정체를 그것도 맨 눈으로 관찰하는 진귀한 경험을 했다. 건조한 눈이어서 그런가? 아니면 그린란드 공기가 깨끗해서 그런가? 과학적인 이유는 전혀 모르겠으나 결정체마다 각자 다른 패턴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친구의 후드티에 박힌 눈송이
외투에 박힌 눈송이
장갑에 박힌 눈송이

이곳에서의 시간은 많으니 귀여운 눈송이들은 차차 구경하기로 하고 계속해서 마트로 향했다. 이곳 마트에서도 술 코너는 검은 천으로 가려져있었는데, 하필 우리가 주말에 도착했더니 열려있지는 않았다.

주말은 쉽니다 -술 코너-

아쉬움을 뒤로한 채 시작된 동네 산책. 지도 없이 일단 걸어 보자 하고 이곳저곳을 누볐다.

체육관, 태권도도 있다
알록달록 예뻤던 마을

그러다 발견한 빙하

가까이 가서 보려고 해도 오히려 더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그 크기가 압도적이라는 말로밖에는 설명이 안되고 사진으로는 전해지지 않는 웅장함이  아쉬웠다. 저러다 마을 덮치는 것 아니야? 할 정도로 마을과 가까웠는데 다행히 여행 기간 중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간혹 가다 빙하가 마을 쪽으로 떠내려와 조각이 떨어지면서 파도를 만들어 피해를 입히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경이로우면서 동시에 위협적인 자연의 양면성은 항상 인지하면서 다녀야겠다 생각했다.


조금 더 구경하기엔 추웠고 장을 본 물건들이 무거워 일단 다시 숙소로 향했다.
그리고 다시 관찰해본 눈 결정체들. 생각보다 근접샷으로 찍기 어려웠지만 몇 컷 남겨보기.

비듬 아닙니다
렌즈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

세상은 넓고 내가 체험해보지 못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피부로 느끼게 된 날. 책에서만 접하던 눈 결정체들을 그 어떤 도구의 힘을 빌리지 않고 나의 두 눈으로 보았다는 사실도 가슴 떨렸다. 너무나 소중했던 경험.

이렇게 일루리사트에서 기분 좋은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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