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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midtraveler Jul 02. 2019

[낯선세상 04] 낯선 곳에서 내 발을 찾다

한국에서는 지하철, 버스, 자동차 정도 타고 돌아다니는데,

한국에서 타 보지 못한 생소한 탈것을 만날 때면 호기심이 앞선다.

뭔가 새로운 탈것이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데려가 줄 거라는 기대감??

똑같은 지하철이라도 내부에 있는 광고, 타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 행동을 보면 조금씩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를 느낄 수 있을 때가 있다.


일본 도 지하철 - 2006.06.05


일본 도쿄에서 처음 지하철을 탔을 때,

내 눈길을 끈 것은 안 하고 조금은 정신 사나운 (내가 보기에는 그랬다. 아마 생소한 언어라서 더 그렇게 느꼈을 것이다.) 지하철 광고였다. 사진만으로 알 수 없는 (글자를 읽을 수 없으니...) 광고물도 많았다. 광고물은 텍스트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각 광고물마다 메시지의 양은 놀라울 정도로 많았다. 당시 지하철 내부 광고에 대한 내 느낌은 촌스럽다. 뭐가 저렇게 복잡한가? 였는데, 여러 번 일본을 여행하면서 느낀 것은 모든 정보지 - 지하철 내부 광고, 전단지, 여행 홍보지 등 - 에는 정말 깨알 같은 정보들이 담겨 있다는 것이었다. 최대한 자세하고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게 느꼈지만 점점 익숙해지고 해당 정보지들을 통해서 많은 정보를 얻으며 여행했다.

대충대충 넘어가지 않고 꼼꼼하고 자세하게 모든 것들을 알려주고 싶어 하는 것. 이것이 일본인들의 특성이 아닐까 생각된다.


일본 하코네 케이블카와 열차 - 2006.06.05.

산악열차와 케이블카.

일본 도쿄 근교 하코네를 방문했을 때, 산악열차를 처음 타봤다. 산악열차는 랑 수가 적고, 힘들이지 않고 게 산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또 한 가지 장점은 중간중간 역에 내려서 마을을 구경하고, 다시 다음 열차를 타고 여행할 수 있다. (이후 다른 장소에서 산악열차를 타 볼 기회가 몇 번 더 있었다. )


체코 프라하에서 오스트리아로 가는 길. 국경을 넘는 기차 - 2008.08.21.

국경을 넘는 기차.

기차를 타고 체코에서 오스트리아로 국경을 넘어 이동했다. 국경을 넘는 것은 그냥 이번 역에서 다음 역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서 난 국경을 넘어가는 내내 조금 흥분했다. (그동안 내 경험으로 국경을 넘는 것은 비행기를 타고 공간 이동을 하는 게 전부였기에...) 이웃 마을을 가듯이, 잠시 여행을 떠나듯이 다른 나라를 갈 수 있는 자유로움과 편리함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물리적인 그리고 시간적인 어려움 없이 국경을 넘으면서 다른 문화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사람들의 성향에도 분명히 영향을 미칠 것이다.


오스트리아 볼프강 위를 오르는 산악 열차 - 2008.08.21.

다시 산악열차.


라오스의 흔한 버스 - 2012.02.15

저 버스를 보는 순간.

아.... 가다가 멈추면 어쩌지? 제대로 굴러가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도대체 얼마나 오래된 버스일까? 거기다가 현대네.

이런 내 생각은 현대적이고 깨끗한 한국 버스에 대한 이미지에만 갇혀 있음을 보여준다. 저렇게 후줄근한 버스를 타고 다니다니.... 그게 버스만일까? 많은 부분이 그랬다. 난 많은 것들을 한국의 상황과 비교했다. 한국보다 좋은 것, 후진 것. 난 여행을 통해서 그곳 사람들의 생활을 받아들이기보다는 판단하려고 했던 것이다. 하지만 계속된 여행을 통해서 난 그들의 생활을 비교 또는 판단 없이 활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이후 저런 버스는 정말 많이 만났고, 타고 다녔다. ^^

라오스의 흔한 배 = 2012.02.17.

라오스의 흔한 보트 운전사.

작은 보트에 많은 짐과 사람을 싣고 무앙느이에서 루앙프라방으로 이동했다. 지금 생각하면 강을 건너는데 승객들은 보호 장비를 하나도 착용하지 않았고, 보트의 안전장치는 하나도 없었다. 안전 불감증이었던 것 같다.

내가 만난 라오스 사람들에게 보트는 이동을 위한 필수 수단이었다. 먹고살기 위한 사고 팔 물건을 저 보트가 날라 주었다. 메콩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필수인 보트.  


네팔의 흔한 자동차 - 2012.09.30.


캄보디아 툭툭 기사 - 2013.02.18.


씨엠립에서는 툭툭과 자전거를 이용해서 다녔다. 9746 툭툭 아저씨는 거의 매일 나를 데리고 씨엠립 여기저기를 데려다주었다. 조끼 뒤의 번호가 자동차 번호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한다. 저렇게 조끼에 번호가 있는 드라이버가 공식 드라이버란다. 저 번호는 라이선스와 같은 것이다.


스리랑카 시내버스 - 2015.02.19.


오만 무스카트 사막 여행 자동차 - 2015.02.25.


무스카드에서 1시간 이내로 이동해도 사막을 만날 수 있다. 사막 여행을 함께 떠난 드라이버와 RV 차량.

지금은 나와 드라이버만 보이지만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사막에 저런 차들이 많고, 드라이브들은 여행객을 데리고 차를 험하게 운전하면서 여행객들에게 어드벤처를 제공한다. 저 위치에서 계속 깊이 들어가면 깊은 사막을 만날 수 있고, 진짜 사막 여행을 할 수 있다. 사막 여행을 위한 필수 차량. 그리고 그 차량을 운전할 수 있는 전문 드라이버.


몽골 초원 낙타 - 2015.09.26.


드디어 낙타를 타다.

몽골에 가면 말을 타고 초원을 달려보고 싶었는데.... 낙타로 대신했다.

낙타가 앉아 있는 상태에서 올라타고, 낙타가 일어나는 순간. 와우~~ 낙타가 생각보다 너무 키가 크다. 난 허공에 떠 있는 느낌이었다.

낙타 가이드가 다른 낙타를 타고 나를 이끌었다. 그러면서 손으로 저 앞 방향을 가리킨다. 몇 발짝 이동 후, 나보다 앞서 가면서 나를 버린다. 어.... 그러나 낙타 가이드는 걱정 말라고 하면서 나에게 "쉭쉭" 소리를 내면 낙타가 앞으로 간다고 말해줬다. 두려웠지만 나아가기 위해서 "쉭쉭" 소리를 내면서 낙타를 몰아간다.

와아... 저 멀리 초원으로 낙타와 내가 하나가 되어서 달려간다.

너무 감동적인 순간.

짧은 시간이었지만 난 낙타를 타고 초원을 달린다.


몽골 초원 여행을 함께 한 자동차 - 2015.09.29.

몽골 초원 여행 시 함께 한 가이드 차.

아직도 기억에 남는 것은 드라이버의 차에 대한 애정이다. 그는 오래되어 보이는 차를 엄청 아끼고 자랑했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는 현대 스타렉스보다 자신의 차가 훨씬 좋다고 몇 번을 말했다.

차에 대한 자부심이 어마 어마하다.

때 아닌 폭설로 우리는 천천히 숲길을 가르고 언덕을 오르내렸다.


미얀마 양곤 순환 열차 - 2016.02.07.


양곤을 한 바퀴 도는 순환 열차.

아주 저렴한 비용으로 미얀마 사람들을 가장 가깝게 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저 순환열차를 타고 내리고 싶은 곳에 내려 실컷 구경을 하고는 순환열차를 타면 다시 양곤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순환열차 안에는 계속 잡상인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먹을 것, 피울 것 등등을 팔고 사람들은 그것을 산다.

양곤 순환열차 안에서는 작은 시장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 테제베 열차 - 2016.10.03.

말로만 듣던 테제베를 탔다. 파리 공항에 도착하자마 마자 기차표를 사고 출발한다.

빠르고 정확하고 깨끗한 기차.

기차를 기다리는 중 내 눈길을 끈 사람은 젊은 수도사.


프랑스 고성 자전거 여행 - 2016.10.05.

루아르 지방 고성 여행에 함께 한 자전거.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걷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ㅎㅎ 자동차로 이동해야 편한 곳인데, 자동차가 없으니 다리보다는 자전거다.

중간중간 만나는 사람들은 없었는데 고성에 도착하면 자전거가 꽤 주차되어 있다.



우리 일상에서 탈것은 생각보다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비행기, 기차, 자동차, 자전거, 오토바이, 걷기, 툭툭 등 무엇을 타고 이동하느냐에 따라 내가 볼 수 있는 시야가 달라지고 내가 느낄 수 있는 공기, 바람이 다르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서 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여행을 가면 낯선 탈것을 타보려고 시도한다. 내 일상에서 흔히 타보지 못한 탈것을 타고 다른 기야, 바람, 공기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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