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을 온 많은 부모들이 그들의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많이 한다.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말 해야지."
아이들이 정말 한국말을 해야만 할까? 이 질문에 대단 대답을 지금은 명확히 할 수 있지만 처음엔 그렇지 못했다.
일단 우리 두 아이는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그러니 캐나다 사람이지 한국 사람은 아니다. 일단 한국 사람이니까 한국말을 배워야 한다는 정의는 두 아이들에겐 맞지 않는다. 한국에서 태어난 부모를 둔 사람이지 한국 사람은 아닌 것이다. 이젠 우리 부부도 캐나다 시민권을 획득하여 한국 국적이 없으니 법적으론 한국 사람이 더 이상 아니다.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일 뿐이다.
아마도 위의 정의는 캐나다나 미국 국적을 아직 취득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가 캐나다나 미국 국적을 취득을 하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나이가 들어 다시 한국으로 들어가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지 않는 이상, 외국 국적을 취득한 이후에는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기에, 이제 부모는 캐나다 사람이거나 미국 사람이다. 자동적으로 18세 미안의 아이들은 부모와 같이 그 나라의 국적자가 되니, 그들 또한 캐나다나 미국 사람이 된다. 그렇다면 이제 아이들은 한국말을 해야 한다는 틀에서 벗어난다. 왜냐면 더 이상 한국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겐 외국에서 몇 년 정도 살다 보면 영어를 한다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문제는 부모인 것이다. 그들은 이제 캐나다나 미국사람이니 영어를 해야 한다. 흠... 좀 어려운 과제다. 시민권을 취득해 외국인이 되었다고 한 순간에 그 나라 말을 잘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처음 주제인 "넌 한국 사람이니 한국말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정의다. 그런데 왜 많은 이민을 온 부모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일까? 이야기를 더 풀어나가기 전에 이 말은 해야 할 것 같다. 나이가 들어서 영어를 배우기가 어렵다는 핑계는 일단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보는 것이 더 현명할 듯싶다. 아이들은 나이가 되면 매일 학교에 가게 되니 하루종일 영어를 접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단순히 그러한 이유로 인해 아이들이 영어를 배우는 속도는 엄청나게 빠르다. 하지만 부모는 일단 그러한 환경을 만들기가 어렵다. 뭐... 만들기가 어렵다고도 할 수 있지만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고 봐도 될 것이다. 한국사람을 만나서 한국말을 하고 한국 드라마를 계속 보기를 원하는 것도 한 몪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영어를 아이들만큼 빨리 배운다는 것은 불 가능이다. 한국사람들과 어울리며 한국 티브이를 보며 영어가 좋아질 것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청천벽력에 가까운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아이들이 점점 영어가 편해지기 시작하면서 집에서 영어를 조금씩 쓰기를 시작한다. 혹 친구라도 데리고 오면 영어로만 대화가 진행된다. 이 시점이 되면 부모가 조금씩 불안함을 느낄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대화가 필요한데 부모는 영어를 아이만큼 할 자신이 없다.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오히려 더 올바른 표현이 아닌가 생각한다. 바로 이 시점이다. "아이들은 한국말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한국 사람이라서가 아니고 부모가 한국사람이어서도 더더욱 아니다. 대화를 하기 위해 부모가 영어를 배우는 대신 아이들이 한국말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아주 가끔은 이민을 온 부모의 영어가 피나는 노력으로 출중하게 되어 대화에 전혀 문제가 없는 부모도 있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다.
물론 부모의 영어는 세월이 지나면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아이들과 영어로 완벽한 소통을 나누지는 못할 것이고, 아이들의 한국말 또한 조금은 나아지겠지만 부모와 완벽한 소통을 나누지는 못할 것이다. 아이들과의 대화를 위해 선택한 방법이었으나...
아이가 어릴 때 이민을 오게 된 대부분의 가정에서 보게 되는 대화의 단절이다.
방법은 한 가지밖에 없다. 로마에선 로마법을 따르듯, 이민을 와선 부모도 죽어라도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다. 항상 영어로 된 방송을 시청하고 최대한 많이 영어를 쓰는 사람, 아니면 그룹과 생활하는 것이다. 그 방법만이 영어를 쓰는 나라에서 자라게 될 아이들과 대화하고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