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의 함정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

by TK

나는 완벽주의자다. 어떤 일을 하려면 모든 준비가 완벽해야만 시작할 수 있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고, 방해 요소는 전부 제거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완벽한 시작"이 가능하다.


오늘 아침, 출근 준비를 완벽하게 마쳤다. 침대 옆에 운동복을 준비해 두었고, 출근할 때 입을 옷은 미리 골라 다려 두었다. 아침 식사로 먹을 건강식을 냉장고에 넣어 두었고, 심지어 내일의 할 일까지 점검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아침 운동을 마치고 샤워를 한 후, 아침 식사를 하며 완벽한 하루를 기대했다. 그리고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점검했다. "완벽하다."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 이제 차를 타고 출근하면 된다.


하지만 차에 시동을 걸고 보니 문제가 생겼다. 첫 번째 신호등은 녹색으로 바뀌었지만, 두 번째 신호등은 빨간불이었다. "아직 완벽하지 않아." 나는 차에서 기다렸다. 시간이 지나 두 번째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다. 이제 가도 될까? 아니다, 첫 번째 신호등이 다시 빨간불이다. 그리고 세 번째 신호등은 여전히 노란불 상태다.

나는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모든 신호등이 동시에 녹색으로 바뀌길 바라며.


우리 삶에서도 비슷한 일을 자주 겪는다. "언젠가 내 능력을 인정받겠지." "조금 더 나은 기회가 오면 시작해야지." "아직 때가 아니야." 이렇게 생각하며 준비만 하다가,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멈춰버린다.

기대감, 또는 희망은 우리를 지탱해 주는 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신호등이 동시에 녹색으로 바뀌길 기다리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세상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일과 통제할 수 없는 일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은 완벽히 준비할 수 있다. 아침에 운동을 하고, 건강한 식사를 챙기며, 출근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은 내 손에 달렸다. 하지만 신호등의 색깔처럼,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들에 대해선 받아들이고 적응해야 한다. 첫 번째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었을 때, 그건 행운이다. 두 번째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는 잠시 기다리며 다음을 준비하면 된다. 모든 것이 완벽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다음 상황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다.


세상은 우리가 계획한 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최선을 다해 해내고, 외부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삶이다. 외부 상황을 비난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반대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개선되길 기다리며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빅터 프랭클은 그의 책 죽음의 수용소에서 에서 말했다.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자유는 우리의 태도를 선택하는 것이다."


내가 신호등을 제어할 수 없지만, 그 상황에 대한 태도와 행동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내게 주어진 현실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남은 것은 흘러가는 대로 두자. 완벽함을 기다리는 대신, 지금 가능한 것부터 시작하자.


T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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