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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영화 Jan 09. 2016

개발공부의 시작과 목표

작게 시작하기 위한 준비

서울에 올라오기 시작한 2012년 부터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의도한 상황은 아니었고 그 당시에는 공부를 해야 짤려도 다른데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 이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에서는 기획자의 존재에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고 퇴사 압박도 있었으며 그 당시 1년을 채우고 나가야 하는것 아니냐는 주장과 동시에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나로서는 생존의 문제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인생모른다고 하지 않았는가... 상황은 급변했다.

처음에는 무엇을 공부해야 할 지 몰랐기에 당연히 학원을 다녔다. 퇴근 후 학원을 다닐 수 있는 수업에서 IT수업은 그 당시 퍼블리셔 과정밖에 없었다.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은 취업을 시키는게 지상과제이기 때문에HTML/CSS를 속성으로 가르치고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준의 JQUERY를 가리킬 수 밖에 없었다. 학원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기에 학원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다만, 여기에서 많은 사람의 포기자가 발생한다는것은 아쉬울 따름이다.

학원에서 공부한다는것을 알게 된 회사에서 퍼블리셔를 고용하지 않고 관리자 페이지 코딩을 나에게 주문하기 시작했다. 페이지는 얼마 없지만 3달 배우고 바로 시작하는 압박감은 정말 상상을 초월했다. 기획도 내가 했었기에 누구에게 기획을 이렇게 했냐는 불만도 할 수 없었다. 좋은 점은 기획과 코딩을 한 시간동안 누구도 회사에서 나의 존재에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까지 급변 할 줄은 나도 몰랐다.


훌룡한 친구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회사에 iOS개발자들을 합류 시켰는데, 일생에 두번다시 없을 인연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도 나는 이들을 다른 기획자들에게는 없는 최고의 자산이라 생각하고 있다. 당시로는 이례적으로 iOS만 5명이 있었는데, 모두 성향이 달랐다. 설계에 유능한 사람, 유행을 빨리 받아들이는 사람, 레이아웃에 특별한 재능이 있는사람, 오픈소스보다 검색보다 스스로 만드는게 빠른 사람, 커뮤니케이션에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는데.. 이 당시에는 일은 힘들어도 출근하는 재미는 있었다. 개발자들 사이에 앉아 있는것만으로도 공부가 되었으며 스터디에서 배운내용을 발표도 해보고 코드리뷰 구경도 해본 특별한 경험을 했다.


스터디 중독

게임의 스킬트리처럼 공부하면 좋겠지만, 사람은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스터디와 세미나를 다녔다. 심할때는 일주일에 5개의 스터디를 다닐 정도였다. 동생의 말로 길바닥에 돈을 뿌리듯이 다녔다고 할 수 있다. 잘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옥석을 구분 할 수 없었고, 일년이 넘어서자 서서히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기 시작했다. 또한 세미나와 스터디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지금 직장도 스터디가 인연이 되어 얻을 수 있었다.


공부의 반성

오늘날 유료 강의나 학원이 활발하지 않을 때 스터디를 시작하여 양질의 강의를 무료에 가깝게 들을 수 있었다. 나에게는 큰 행운이었다. 그러나 개발자로 일하지 않아 공부에만 그치는 경우여서 시간이 지나서 잊어먹을 경우도 있었다. 또한 구성원 중 기획자는 혼자인 경우가 많아서 다른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부분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힘들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였으며, 이후 모르던 것들이 채워지는 것을 느꼈다. (간단한 예로 컴공 3학년의 대화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return의 뜻을 모르고 있었다. 나도 이것을 공부 한 지 2년만에 알게 되었으며 그것을 스터디가 아닌 개발자 친구가 알려줬었다. 스터디에서는  당연한 부분이라 그냥 넘어가는 부분이었다.)


책을 제대로 바라보다.

많은 입문 개발책을 봤었지만, 사실 비전공자나 독학을 하는 사람이 보기에 좋은 책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다들 기본을 알고 시작한다는 전제하에 만들어진 부분이 있다. 실제로 도움되는 책들을 사고 그것을 이해하는데 2년후에 그 책들이 이해가 갔었다. 그 당시에는 사고도 읽기 어려워서 몇장 읽다가 그만두었다. 책에 쓰여진 내용대로 한번 코딩해보고 결과를 확인하고 원리를 생각해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물론 내가 뛰어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고백하건데 포기하지 않고 책을 끝까지 읽기 시작한 게 2014년 이후다.



개발 스터디만 하지 않았다.

욕심일 수도 있었지만, 기획자로 성장하는 부분에서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마침 적당한 날에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어서 UX관련 스터디도 참여했다. 다른 기획자들을 만나보고자 하는것이 목적이었고, UX공부도 했었다. 물론 좋은 인연을 알게 되었다. 그때 방법론을 공부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이야기 하자면, 책에 있는 내용들 중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실제로는 사용하지 않는 부분과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 많았다. 또한 책에 들어있는 내용으로 실무자들을 재단하는 무지한 경영자들은 구성원들에게 상처만 줄 뿐이라는 사실은 책 내용에 없었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대부분 처음 시작하는 회사에게 적합하지 않고 개선과정에 필요한 부분이 많았다. 스타트업을 다닐 당시 책하나 던져주고 이것처럼 해라 라는 말을 하는 경영자에게 이 방법론은 쓰레기다 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지금도 그 표현에 대하여 후회하지 않으며 결코 철회할 마음이 없다. 방법론을 도입할 때 이것이 적합한 것인가를 고려하지 않은 방법론은 구성원만 힘들게 할 뿐이다.


공부하다 보니 목표가 생겼다.

공부하다 보니 회사를 다니면서 무언가 만들어 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겼다. 린 스타트업의 작게 시작하라가 아니다. 나는 린 스타트업 방법론을 싫어하며 그것이 한국에서는 밴처 캐피탈에서 악용되고 있다고 확신한다. 실제로 작게 시작하지도 않고, 그 부분을 보고 투자를 진행하지도 않는다. 한국의 벤처 캐피탈이라고 하는 몇몇 회사들은 투자의 기준이 당장의 매출이다. 그들의 목적이 투자회수라는 부분에 대하여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작은 회사에 투자 하는것이 다를 뿐 기존의 투자자들과 크게 다른게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작게 시작하고자 하는것은 배운것을 실천하는 부분이며, 돈을 벌고자 하는 욕심이 없다. 이미 회사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 만들려고 한다. 다른사람에 힘을 빌리는 것은 하고싶은 부분의 양보를 의미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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