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02

오키나와로 한 걸음 한 걸음

by 티나







오키나와로 한 걸음 한 걸음


드디어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드디어 공항으로 떠났다. 포켓 와이파이도 신청 완료했고, 숙소도 최종 결제까지 완료됐는지 또한 확인했고, 짐도 내 생각엔 완벽하다!


역시나 여행 중 가장 설레는 때는 공항 가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볼 때이다. 한편 설렘과 동시에 왠지 막상 여행지에 갔을 때 꼭 필요한 걸 두고 왔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을 느낀다. 그리고 불길한 예감은 매번 틀리지 않는다. 나의 경우는 카메라를 가져왔는데 메모리 카드는 두고 온다거나, 메모리 카드를 챙겼으면 배터리를 두고 오거나 하는 식이다.


반면에 막상 가보면 도대체 이딴 걸 왜 들고 왔지 하는 물건들도 항상 있다. 예를 들면, 마스크팩(지쳐서 할 시간도 없다), 비치 발리 볼(이걸 언제 불고 앉아 있나), 아이섀도우 팔레트(???).








공항에서


2016년이 해외여행을 하는 내국인들의 수가 가장 많다고 하던데 그 숫자에 우리도 한몫 거든 것 같다. 체감상으로 여태까지 봤던 공항의 인구 밀도의 대략 2.5배는 되는 듯했다. 사람이 그렇게 빽빽한 와중에도 면세점에서 간단하게 쇼핑도 하고 인터넷 면세로 구매했던 자잘한 물품들도 사고 알뜰하게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 여행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괜한 노파심에 아무도 없는 게이트에 둘만 일찍 가서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고 2~30분이 지났을까. 비행기가 연착되어 십여분 정도 지체된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우리는 그러거나 말거나 사진도 찍고 가서 뭐할지 생각도 하고 우리끼리 이미 여행을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 게이트가 열리고 비행기에 발을 올렸다.


나는 집을 비울 때 웬만하면 눈에 보이는 곳들은 깨끗이 청소하고 정리한 후 떠나는 습관이 있다. 사실 본가에 있을 때는 이런 습관 따윈 없었는데, 자취를 하고 나서부터 잠시 자리를 비웠다 돌아왔을 때 어질러진 모습이 그대로인 게 나는 이제 정말로 혼자라는 사실을 한 번 더 확인사살받는 기분이 들었다. 평소엔 잘 치우지도 않고 청소로 안 하는데 이상하게 여행만 가게 되면 강박적으로 주위를 정돈하게 된다.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려면 매일 여행을 떠나야 하는 것인가...


눈을 감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눈을 떠보니 바다와 함께 도시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오키나와의 유일무이한 공항이 있는 도시, 나하에 다다랐다.













나하공항에 도착


착륙 후 내려서 들이마신 공기의 첫 느낌은 시원한 사우나에 입성한 기분이었다. 미적지근한 온도에 약간의 습도가 있어 시원한 비행기에 있다 내리기 살짝 숨이 막히는 듯했다. 그러나 그런 기분도 잠시, 둘이 처음으로 낯선 곳에 도착했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둘러보느라 공기의 두터운 느낌은 금세 잊혀 버렸다.


나하 공항 국제선


나하 공항 국제선은 김포 공항 국제선과 매우 비슷한 느낌이다. 규모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볼거리가 적다. 여행하기 전 리서치해보니 국제선보다 국내선 쪽에 볼거리나 살 것들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제로 국내선의 크기가 국제선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한다.) 하지만 사진에서처럼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승객들이 꽤 많은데 뭔가 개선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출국 시각이 지연돼서 나하에 도착한 시간도 예상보다 조금 늦어져서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찾은 후 조금 서둘렀다. 렌터카를 수령해야 하는데 혹시나 온라인으로 예약한 시간에 못 맞춘 우리를 버리고 가면 어떻게 하지! 하는 노파심 때문이었다.


다행히 사이트에 적혀있던 위치로 가보니 렌터카 업체는 우리를 버리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렌터카 업체 창구에 가서 우리가 온라인으로 예약한 이름과 예약 확인증을 제시하니 저쪽에서 버스를 타라고 하시더라. 안내원이 가리킨 곳으로 가보니 웬 리무진 버스가 한 대 서있었다. 다른 여행객들과 함께 버스에 올라 렌터카 수령 장소로 이동했다.








렌터카 수령하기


렌터카가 Rent-A-Car 였다니!

렌터카는 OTS라는 회사에서 빌렸다(http://www.otsinternational.jp/otsrentacar/ko/).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우리 이날 빌릴 거야라고 예약한 후, 오키나와 OTS 본사에서 차 수령과 보험 가입 처리하면서 동시에 렌트비도 100% 완불하면 된다. 주유비는 한국에서 렌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반납 시 100% 주유하면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우리가 빌린 차(Toyota사의 Aqua라는 모델)가 하이브리드 차량이라 3박 4일 동안 주유비가 한화로 대략 2만 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더워서 에어컨도 빵빵하게 틀고, 여행의 90% 이상을 다 차로 다녔는데도 주유비가 이렇게 조금밖에 들지 않았다니 연비는 최강인 듯하다.









우핸들, 좌측통행 적응하기


렌터카에 이어서 목숨을 걸고 적응해야 할 것이 있다. 다들 예상하겠지만 그것은 바로 우핸들과 좌측통행에 적응하는 것! 처음엔 국제 운전면허증을 따려면 우핸들이 표준인 국가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시험을 추가로 더 봐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는 10~20분 운전대를 잡고 도로를 몇 분 달리더니 마치 원래 일본에서 운전을 했던 것처럼 능숙하게 운전에 적응했다.


02_005.JPG 우핸들 적응 중



내비게이션은 다행히 한국어 버전도 있어서 친절하게 한국인의 음성으로 알려준다. 다만 우리가 사용한 내비에선 한국어 검색이 어렵고, 대신 우리가 갈 장소의 맵 코드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원하는 목적지에 쉽게 갈 수 있다. 맵 코드로도 찾을 수가 없고 전화번호를 입력해도 나타나지 않는 곳(웬만한 곳은 다 나오는데 내비로 검색했을 때 나오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은 근처 근 건물을 검색한 후 상세한 길은 구글 지도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활용하였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부터 나하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둘 다 아무것도 먹지 못해서 계속 배가 고픈 상태였는데, 운전대를 잡고 도로 방향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긴장이 풀리다 보니 그동안 잊고 있던 허기가 한꺼번에 느껴졌다. 우리는 우선 뭐라도 배에 채우자는 생각으로 카페 쿠루쿠마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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