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쿠루쿠마
카페 쿠루쿠마
너무나 배가 고픈 나머지 우리는 렌터카를 받고 운전방식에 살짝 익숙해지자마자 첫 번째 행선지로 계획했던 카페 쿠루쿠마로 향했다. 카페 쿠루쿠마는 오키나와로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웹에서 한 번쯤 스쳤을 장소다. 그만큼 오키나와를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많이 들르는 곳이기도 하고, 한국인 외에도 다른 아시아인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오키나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이하게 이곳의 주 메뉴는 태국 음식이다. 카페라는 이름만 듣고 차만 마실 것을 생각하고 방문할 수도 있지만 혹시 가기 전에 이 글을 보는 분이 있다면 쿠루쿠마 스페셜 카레 세트(Curucuma Special Curry Set)와 푸팟퐁커리(Soft Shell Crab with Curry Powder)를 주문해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오전부터 먹은 게 없어 배가 고파서 그랬는지 한국에서도 가끔 먹는 태국요리가 이곳에서는 유난히 맛있었다. 게다가 오키나와의 음식은 호불호가 갈린다는 얘기를 듣고 지레 겁을 먹은 상태였는데, 그나마 오키나와에서 무언가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줄여주는 계기가 되었다.
두 가지 메뉴 모두 오키나와에서의 첫 도전이었다. 다행히 두 메뉴 모두 맛있었기 때문에 미처 맛보지 못한 다른 메뉴들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혹시 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다른 메뉴들도 도전해보고 싶다.
사실 카페 쿠루쿠마는 음식이나 차의 맛보다 테라스로 나가면 바로 보이는 아름다운 경관으로 더 유명하다. 정신없이 카레 두 개를 모두 먹어치우고 나니 그제야 정신이 조금 드는 것 같았다. 카페에 도착했을 때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던 아름다운 풍경이 드디어 눈에 들어온다.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을 두 눈에 담으니 진짜로 내가 오키나와에 온 게 맞긴 하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페에서 어느 정도 배를 채운 우리는 오키나와의 밤거리를 구경하기 위해 일단 짐을 풀러 첫 번째 숙소로 향했다. 오키나와에 도착해서 한 게 밥 먹은 것 밖에 없는데,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니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했다. 오키나와 하늘의 진가는 바로 이때 나타나는 것 같다. 그토록 푸르렀던 하늘이 어둠을 만나면서 하늘에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색을 다 뿜어내기 시작한다. 내가 알고 있던 그 하늘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름다운 조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