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가들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천둥아, 번개야 안녕! 엄마야.
지금은 어느덧 조리원 3주차, 벌써 우리 천둥번개 태어난지 20일이나 되었어.
그동안 사진이랑 영상 기록도 많이 남기려고 하는데,
문득 우리 천둥번개 컸을 때 엄마가 어떻게 키웠는지 말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글로도 남겨.
우리 번개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엄청 활발해서 발로 엄마 배가 뚫릴 정도로 발로 꾹꾹 눌렀는데
그 조그마한 발을 눈으로 보니 요 발로 엄마 갈비뼈를 찾구나 하는 생각에 웃음이 나더라구.
우리 천둥이는 뱃속에서 너무 조용해서 잘 살고 있나 일부러 배를 톡톡 쳐보기도 하고 꾹꾹 눌러도 봤는데
그럴 때마다 한두번씩 반응을 해줘서 안심하고 잠들 때가 많았어.
근데 막상 태어나보니 걱정할 필요 없이 너무 건강하고 의사표현도 잘 하는 너의 모습에 감사하더라.
엄마는 아직 엄마가 되는 일에 익숙해지는 중이야.
엄마가 되니 다시 엄마가 아닌 삶으로 돌아갈 수가 없더라구.
그래서 어떤 날은 우울하기도 하지만 우리 천둥번개 모습 보면서 힘내고 있어.
약간은 섭섭할 수도 있지만 이건 섭섭해할 일이 아니야.
아마 우리 천둥번개도 커서 엄마, 아빠의 입장이 된다면 아마 엄마의 마음을 잘 이해해줄거라 믿어.
정말 신기한 게 누군가를 이렇게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사랑하는 게 20일만에 가능한가 싶은데
지금 너희들을 보면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알겠어.
눈을 감았다 뜨는 모습
밥 먹는 모습, 잠 자는 모습
방귀끼는 소리
잠 잘 때 색색 거리는 소리
가까이 가서 맡으면 나는 아가 냄새
조그마한 손과 발
칭얼대는 소리
둘이 모습은 다르지만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바보같은 생각이지만 이것도 너희들이 크면 언젠간 사라질 순간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면
엄마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져.
하지만 현재 나에게 주어진 행복에 감사하는 마음에 저 초점을 맞춰야겠지?
너희가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천둥번개로 인해
엄마는 엄마의 삶의 방식을 다시 되돌아 보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엄마에게 이런 마음이 들 수 있게 해줘서 너무 고마워.
틈 날 때마다 우리 천둥번개에게 편지 쓰러 올게.
사랑해 우리 천둥이, 번개!
2023년 5월 2일 화요일
조리원에서,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