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몰랐던 엄마의 삶
천둥아, 번개야. 안녕?
어느덧 조리원 퇴소 후 엄마는 너희 둘을 데리고
아빠와 까치, 후추가 함께 있는 집으로 돌아와 5일째 되는 날이야.
내일이면 너희들의 태어난 지 30일째 되는 날이고!
아직 30일 밖에 안 되었지만 신기하게도 30년은 함께 산 것처럼 오랫동안 알고 지낸 느낌이라 너무 신기하다.
너흐를 낳기 전에 어느정도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그 30일 동안 육아라는 것이 쉽지는 않더라.
처음 너희들을 가졌을 땐 마냥 기쁘기만 했지만,
막상 현실 육아로 접어드니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이 힘들고 고돼서 눈물이 나더라고.
근데 천둥이랑 번개를 보면 이렇게 힘들다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미안해서 또 한번 더 눈물이 나.
그러다 문득 잊고 있던 누군가가 떠올랐어.
바로 엄마의 엄마와 아빠야.
엄마는 엄마의 부모님에게 아쉬운 점들이 많았어.
부모님이 나를 생각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었는데,
이렇게 너희들을 키우다 보니 그냥 자라나는 아이는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
엄마의 엄마와 아빠도 엄마를 너무 사랑하고 그만큼 잘 키우려 최선을 다해 노력한건데
엄마도 지금에야 조금이나마 알 것 같고 너희도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모든 일들이 나의 마음처럼 풀리지는 않더라고.
엄마의 부모님도 마찬가지였나봐.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그 분들 나름의 최선을 다 한 것이지 않았을까 이제야 깨닫게 되네.
천둥이랑 번개도 함께 살다보면 분명 엄마나 아빠에게 서운한 마음이 드는 순간도 있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사랑을 주려고 노력했다는 사실을 거짓이 아니라는 것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매일 최선을 다한 순간들을 모아서 너희들의 미래를 조금씩 만들어 가도록 할게.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너희들을 보며
지금 당장은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것들이 모여 너희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 생각하니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조금 더 힘내서 우리 천둥이와 번개를 잘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천둥아, 번개야.
오늘도 많이 많이 사랑해!
2023년 5월 11일 목요일
깊어가는 밤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