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준 너희들에게
천둥아, 번개야.
너희들은 가만히 누워 우유만 받아먹던 시기를 지나
어느덧 너희들이 하고 싶은 것을 표현할 줄도 알고
몸을 스스로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시작했어.
첫 옹알이를 하고,
첫 미소를 짓고,
첫 뒤집기를 하고.
그 땐 마냥 신기하고 뿌듯하고 대견했는데,
어느덧 몇 주 전엔 엄마와 함께 했던 옹알이 놀이에 즐거워하고
거울 속 우리들의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며 미소짓던 너희들이
더 이상 재밌어 하지 않는 모습들을 보며 아쉬운 마음도 들고
이젠 정말 하루가 다르게 너희들이 커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결국 엄마랑 노는 것 보다 더 재밌는 일이 생기고
엄마보다 더 필요한 누군가가 생기겠지.
육아의 끝은 결국 너희들이 바른 어른으로 성장해서
엄마와 아빠가 없이도 이 세상을 현명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너희와 함께하는 순간들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시간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시간이 흘러 육아에만 매몰되어 있는 삶을 벗어나
다시 자아에 집중하고 싶은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든단다.
육아에 신경쓸수록 그 이전에 나만을 생각할 수 있었던 삶이
정말 소중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 때에는 소중한 만큼 깨닫지 못 하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삶을 방치했던 적도 있었던 것 같아.
하지만 지금은 매 순간이 너무 소중해서
시간을 전보다 훨씬 값지게 쓰고 있지.
시간이 무한할 거라는 오만한 생각으로 살아왔던 엄마가
이렇게 시간의 소중함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줘서 너무나 고마워.
우리 앞으로도 이 세상에 머무르는 동안
서로의 소중한 시간을 잘 나눠보자.
사랑한다, 천둥아, 번개야!
2023년 9월 18일 월요일
천둥번개가 잠든 이른 오후
너희들을 많이 사랑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