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숲지기의 에세이 4
Body와 Soma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허리수술 후 4개월 만이었다.
허리 디스크로 인한 시술과 수술을 거듭하고 나니 내 몸을 제대로 알고 사용해야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미루고 미루던 재활치료! 드디어 지인으로부터 재활전문 코치를 소개받았다.
코치는 운동시간과 기존에 해 왔던 운동 종류를 묻고는 아래와 같이 물었다.
“트레이닝을 받고 자신의 몸이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어요?”
“체력이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특히 허리강화를 위해 등, 엉덩이, 다리근육을 단단하게 만들고 싶어요.”
상담이 끝나고 러닝 머신 앞으로 향했다.
“뛰는 자세부터 먼저 볼 게요.”
코치의 말에 자신(?) 있었다. 수술 후 그나마 걷기와 달리기 시간을 조금씩 늘리고 있던 터라.
3~4분이 지났을까?
“터덕터덕 발을 끌면서 뛰시네요. 장요근이 약해서 그래요. “
(*장요근: 요추에서 허벅지까지 연결되어 있는 근육)
분명 똑바로 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의 움직임에 대한 해석과 실제 움직임 사이에 괴리가 있었다. 코치의 피드백이 더 귀하게 느껴졌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을 볼 수 있으셨으니까.
‘지금이라도 내밀하게 내 몸이 보내오는 신호에 귀 기울여야지.’ 생각했다.
물론 마음먹는다고 해서 습관이 쉽게 고쳐지지는 않았다.
어느 날에는 어깨의 가동범위를 테스트했다.
양손을 앞으로 나란히 한 상태에서 밴드를 끼고 팔을 머리 위로 향했다가 뒤로 보내 어깨가 돌아가는 정도를 체크했다. 잘 돌아갈 거라 생각했는데 왼쪽 어깨가 살짝 뻑뻑하게 돌아갔다.
“왼쪽 어깨근육이 많이 수축되어 있네요.
팔을 벌려 뒤로 보내는 동작을 할 때마다 자꾸 오른쪽으로 기울이시는데요.
왼쪽 어깨가 아프니까 그쪽은 피하는 거죠.”
코칭을 받을수록 내 몸에 대한 정보를 새롭게 아는 날들이 많았다.
‘반백 년이 다 되어가는데 나는 나의 몸을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는 걸까?’
막연하게 ‘어깨가 좀 뻐근하네?’ 정도를 인식하며 살았지 어깨가 말려 있는지
더 봉긋하게 올라가 있는지, 오른쪽 어깨 쪽이 더 기울어진 채 서 있는지 몰랐다.
‘재활코치님의 수업을 평생 받을 수도 없는데 이렇게 모르는 게 많구나.’ 생각하다가
문득, ‘내가 내 몸을 정확히 볼 수는 없을까?’라는 질문을 품게 되었다.
”척추 측만증이네요. 디스크 탈출입니다.”, “왼쪽 어깨가 오른쪽보다 높네요.”” 골반이 틀어졌네요.”
같은 표현들은 의사나 재활치료사의 시선에서 바라본 몸이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분석이다.
‘전문가가 이래서 있는 거지.’ 하면서 그들의 분석이 고맙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나를 제대로 보길 원했다. 다시 말하자면 내 몸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제대로 인지하고 경험하여 통증을 미리 예방하며 살고 싶었다. 그런 내게 표현예술치료 Step1 과정에서 소개받은
토마스 한나의 ‘소마틱스’ 책은 허리통증 환자에게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저자는 말한다.
‘제삼자가 나를 보며 평가한 몸을 ‘Body’라고 정의한다면
나의 관점으로 인지한 몸, 내적으로 경험한 몸을 Soma라고 한다.’
찾았다! 나의 절실함을 표현한 한 단어! Soma
나는 지금 Body가 아니라 나의 관점에서 인지한 몸, Soma를 경험하고 싶은 거였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고질병처럼 달고 산 허리통증을 경험한 나에게 희망적으로 들린 문장은,
‘늘 나를 치료해 줄 ‘누군가’를것이다.’라는 찾아 헤매는 당신이 시선을 자신의 내부로 돌려 나 자신이 바로 내 병의 치료제임을 자각하게 해주는 각정세(Soma)가 될 것이다.’ 라는 문장이었다.
내가 내 병의 치료제가 된다니!
호기심과 의구심이 함께 드는 문장이었지만 이 순간 간절히 바라는 표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