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아주 짧은 고양이 이야기
실행
신고
라이킷
23
댓글
3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풀잎
Nov 25. 2019
고양이와 함께 누워 깊은 잠에 드는 것
일주일 동안 쌓인 피로가 몰려왔다. 난 토요일 오후까지도 일을 했기 때문에 아주 아주 피곤했다.
잠도 제대로 못자는 불쌍한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토요일 오후부터 집에 고양이와 같이 있었다. 고양이는 원래 할일이 없는 아이라 계속 나만 쳐다봤다. 그러다가 내 무릎에 올라와 머리를 부볐다. 나는 어린아이를 안듯이 고양이를 꼭 안고는 쓰다듬었다. 고양이는 가릉가릉 소리를 냈다.
팔에 기대고 있다.
난 고양이를 둥가둥가 안아준다. 고양이는
내게
10분을 머물고 떠났다. 난 밀렸던 드라마를 보고 유튜브를 본다. 고양이는 날 지켜보다 또 내 무릎에 올라와 쓰다듬어달라고 했다.
고양이가 이리 자주 내게 오는걸 보니 많이 외로웠나보다. 나도 너무 힘든 일주일을 보냈는데
내가 계속 집에 없어서 이녀석도
그만큼 외로웠던거지.
나는
주말에
하루종일 의자에 앉았다가 침대에 누웠다가 반복했는데. 고양이도 날 쫓아다녔다.
.
난 계속 잠에 들었다. 고양이도 내 머리맡에 자리를 잡고는
같이
잠에 들었다. 내 팔에 자신의 몸을 딱 붙이고는
잠에 들어서
쌕쌕 소리를 냈다. 나도 고양이를
계속
만지다 잠에 들었다.
잠에서 깨면 고양이도 같이 깼다.
잠에 깨서는 고양이를 손으로 더듬더듬 찾았고 여전히 고양이는 옆에 있었다. 난
고양이랑 그렇게 자다깨다 하루를 보냈다.
고양이를
물끄러미 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쓴 60만원 가운데 이 아이를
데려오는 데 지불한 금액이
가장 값지다는
생각말이
다. 처음 데려올 때 주변에서는
고양이를 키우는건
충동적으로 걸정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털도 많이 날리고 돈도 많이 들어가고 케어하는데 생각보다 품이 더 든다고 했다.
책임이 필요한 것이라는 의
미였다
.
난
그 말을 듣고는
예의상 3일정도 심사숙고했지만 이미 첨 봤을 때부터 난
이 아이한테
반해있었던 것이다.
아주 작은아이일때 난 얘를 안아봤는데 그때도 참
잠을 잘
잤다.
낯선 내게 안겨서도
울지도 않고 편안하게 잠을 잘 잤던 것이다. 그 때 안았던 작은 생명체와 온기가 얼마나 좋았던지 난 바로
결정했다. 3일간 숙고하는
사이에 누가 채갈까 걱정하면서..
내 고양이는 1년
반을 나와 지내면서 아직까지도 잘 자고 울지도 않는다
.
역시 아기일때 천성은 어디가지 않는다.
잠을 많이 자는건
나를 닮아가는걸까. 항상 침대에서 우리는 깊은 잠에 빠진다. 나는 자기전에 고양이를 부른다.
마치 크리스마스를 앞둬 신이난 어린
아이를 다정하게 부르는 엄마처럼. 나도 신이난 내 고양이에게 "이제 자자. 이리와. 난 잘거야."라고 말한다.
불을 다끄고 침대에 누으면 고양이도 내게 달려와 침대로 뛰어들고 나와
함께 쌕쌕 잠이 든다.
고양이와 지낸 시간은 1년반이 조금 넘지만 어쩐일인지 고양이가 없는 삶이 어땠는지 이제는 까마득하다.
왜 이렇게 꽉 안겨있어!
keyword
고양이
반려동물
반려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