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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잎 Dec 21. 2019

나보다 연약한 고양이와 살 때 필요한 도덕

고양이를 때리거나 죽인다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내가 고양이를 키워서 그런지 그런 뉴스를 보게 되면 화가 난다. 고양이는 그런 취급을 받아서는 안되는 약한 동물이다.


고양이를 키워보면 알겠지만 굉장히 가볍고 조그맣다. 안고 있을때는 작은 아기같고 누워서 자는 모습을 보면 천사같다. 고양이는 인간들이 구분 짓는 선과 악, 그 경계를 벗어나 있는 동물이다. 가치중립적으로 그냥 가만히 있다.



그저 같은 공간에서 사는 연약한 동물일 뿐인데, 고양이보다 힘이 세다고 고양이한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 고양이를 안고 있으면 느낄 수 있다. 고양이는 정말 작고 연약한 동물이라는 것을.


나는 고양이가 내게 오면 머리와 목, 등을 쓰다듬어 준다. 한 손안에 들어오는 머리와 목은 너무 연약해서 내가 손에 힘을 조금만 줘도 고양이는 쉽게 다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얌전히 쓰다듬어 준다. 고양이는 약한 동물이니, 약한 동물처럼 대해준다.

고양이가 가끔 발톱으로 할퀴거나 나를 물때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뭐 크게 다치는 거 아니니까 나는 그러려니한다. 대신 고양이의 발톱을 자주 잘라주고 고양이가 물 때는 이제 그만 만지라는 신호로 알고 손길을 거둘 뿐이다.


약한 자에게 약하게 대하고, 강한 자에게는 강하게 대하는 것은 인간 사이에서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도 해당되는 것 아닐까. 나보다 모든 점에서 연약한 동물과 함께 어우러져 사는 일은, 어떤 도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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