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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잎 Nov 19. 2018

유리창에 돌이 날아온 줄 알았다. 고양이 녀석..

단잠을 자고 있었다. 쨍그랑. 뭔가 깨지는 소리가 났다. 


누군가 내 방 창문으로 돌을 던져서 창문이 깨진걸까. 아니면 운석이 날라와서 지구가 곧 멸망하는 걸까. 대체 이 쨍그랑 소리는 뭐지?


눈을 뜨고 창문을 살펴보니 멀쩡하다. 대체 뭐가 깨진 거지 ? 


바닥에 화분이 어지럽게 하나 놓여있다. 부엉이 모양의 장식품도 있는데... 설마 뭐가 깨진거지. 부엉이 저건 비싼건데..안돼..ㅠ_ㅠ



다행히 화분이 깨졌다. 화분은 사실 가짜 화분이다. 다이소에서 2천 원 주고 산 거다. 유리병 안에 가짜 식물이 들어있는 모조 화분이다. 


유리조각이 흩어져있을게 뻔하다. "고양이야. 대체 왜 그랬어? " 하고 크게 말을 걸었는데 고양이는 눈을 크게 뜨고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날 보고 있을 뿐이다. 


아. 바보 고양이. "바보 고양이야. 너 왜 저거 깨뜨렸어? "라고 말했는데 아무것도 모른다고 한다. 고양이는 "이거 내가 한거 아닌데. 화분이 스스로 떨어져서 깨진 거"라고 하는데.. 쩝.


난 아무것도 몰라요.


일단 유리조각을 치우기가 너무 귀찮으니까 고양이를 방 밖으로 내보내기로 한다. 고양이를 거실에 내놓고 방문을 닫았다. 고양이가 구슬프게 운다. 애-옹. 애-옹. 고양이가 '방안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을 하지만 나는 졸리니까 잔다.


잘만큼 자고 일어나서 유리조각을 치웠다. 방문을 열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고양이가 들어온다. "고양이야. 앞으로는 어떤것도 깨뜨리지 마. 알았어 바보고양이야?" 라고 하니까 고양이가 바보 아니라고 하면서 머리를 비빈다.



그런데 고양이는 바보가 맞는 것 같다. 고양이는 내 손보다 내 발을 더 좋아한다. 내가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조금 가만히 있다가 발밑으로 내려가서 내 발에 머리를 문댄다. 


고양이한테 "이건 손이고 이건 발인데 발은 좀 더러울 수도 있는데 손한테 오지 그래?"라고 말을 걸어도 "별로.."라면서 발이 좋다고 한다. 


고양이는 침대 밑에 삐져나와있는 내 발에 머리를 문대는걸 좋아한다. 고양이는 땅바닥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내 고양이한테 가끔 "바보 고양이야 안녕"이라고 말을 건다. 고양이는 바보스러운 측면이 사실 되게 많다. 고양이는 아니라고 우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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