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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잎 Mar 03. 2019

영화 '콜드워' 지긋지긋한 사랑얘기


한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영화가 끝나자마자 들었다. 영화를 소장한 다음에 '일시정지' 버튼을 눌러서 화면을 캡쳐한다. 캡쳐한 화면을 전부 두꺼운 종이에 인쇄해 집안 곳곳에 붙여놓고 싶었다. 


등장인물들이 너무 난잡하게 얽혀있는 모양이라 누가 누구하고 연인관계였는지조차 기억하기 어려웠다. 실제 인간세상에서는 '그 시간에 내 곁에 머물렀던 인연'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 시간에는 그 연인에게만 내 온전한 시간을 집중하지 않는가?


그러나 이 영화에서 두명의 연인은 서로에게만 '영원한 사랑'이다. 우습게도 나머지 연인들은 지나가는 사람1에 불과하다. 물론 영화에서는 두명이 주인공이니까.  



남자는 여자를 향해 '내 인생의 여자'라고 부른다. 내 인생의 여자는 그 남자의 삶에 얼마나 큰 존재인지. 그 남자가 처한 상황, 냉전시대, 정규직으로의 삶의 안정성, 실제로 목숨의 위협도 매우 우습게도 작다. 


그는 기꺼이 그 모든 불이익을 감수하고 그녀만을 쫓는다. 그녀는 아쉽게도 그런 모든 상황이 크게 다가온다. 그녀는 성공도 중요하고 안정적인 삶도 중요하다. 인기를 얻는 것, 명성을 떨치는 것, 화려한 도시에서 사는 것 모든 것이 너무 중요한데.. 남자는 그것을 다 버리고 여자에게 올인한다. 


그 여자는 자신의 삶에 중요한 것들을 쫓아 다니다가 결국 그 남자의 품에 안긴다. 그 남자의 일관된 사랑, 충성된 사랑에 그녀가 항복한걸까. 그가 수용소에 갇혀 머리를 빡빡 민 채 초췌하게 앉아있자 그녀는 그의 사랑에 감동하고 만다.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면서 그녀도 자신에게서 소중한 것을 이제는 내려놓기로. 결단을 하는 것이다. 



여자의 아름아움은 신비롭다. 여자는 아름답고 매력적이고. 예쁘게 노래를 한다. 키가 크고 마른 남자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찬미하는 것이다. 


이 영화를 바라보는 나는 여자의 아름다움, 절절한 사랑에 감동하고. 매 순간의 아름다운 화면에도 감동한다. 극장가를 울리는 아름다운 목소리는 사치다. 아름다운 목소리를 이렇게 큰 공간에서 이렇게 좋은 품질로 들을 수 있는 것도 좋다. 



목소리가 좋은 데 더해 그 시대의 '폴란드 민요'도 감상할 수 있다. 그 민요를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한 편 한 편의 공연은 얼마나 아름다운지. 민요를 재료로 이런 완성도 있는 곡을 만들어내다니. 영화 초반에서 내가 크게 감동한 부분이다. '창작자의 힘은 대단하는 것.'


계속 귀에 멤도는 여자 주인공의 아름다운 노래. 집에가서 계속 들었다. 역시 극장안에서 듣는 것이 감동이 크다. 


어떤 방식으로든 이 영화를 소유하고 싶다. 화면 화면을 프린트하든가. 그래서 집안에 붙여놓아 그 감정을 계속 느끼든다. 오디오 시스템을 갖춰서 OST를 끝없이 듣든가. 아니면 나도 그런 사랑을 하든가. 나도 그런 인생의 사랑 같은 것을 하고 싶다.


깊은 여운을 남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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