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번째 입원 - 5일 차

2019.06.01

by 연보라

활동: 전화, 면담, 영화, 색종이 접기


어느덧 5일 차, 이 곳 생활에 거의 적응이 된 것 같다. 이 곳의 하루는 매일 똑같다. 규칙적인 생활은 단조로움을 의미하기도 한다. 매일 같은 시간에 지고 일어나 같은 시간에 밥을 먹고, 같은 시간에 프로그램을 하고, 남는 시간에는 면담 혹은 자유 시간을 갖는다. 내일도 비슷하겠거니 생각하니 살아갈 의욕이 나지 않는 것 같다.

아빠가 부탁한 대로 색종이를 사 오셨다. 너무 심심해서 색종이 접기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제 잠을 많이 못 잔 탓인지 하루 종일 좀 의욕이 없었는데 색종이 접기를 하고 나서는 '뿌듯함'이라는 긍정적인 감정이 느껴졌다.

오늘 면담에서는 처음으로 별로 안 울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생각해보지 못했는데요."라는 답변은 중요한 문제인데 내가 회피하고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오늘은 친한 친구들과의 갑작스러운 이유모를 이별의 반복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그 이유는 문·이과가 갈리는 등 물리적 이별 후 서로 소심함에 말을 붙이지 못해서, 그리고 사소한 트러블이 생겼을 때 상처 받기 싫어 내가 먼저 관계를 끊어버려서 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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