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종합점수 일본 No. 1 돈까스
본 글은 2025년 6월 9일, 네이버 카페 "네일동: 일본여행카페"에 게재한 글을 옮겨왔습니다.
원 글은 https://cafe.naver.com/jpnstory/3994515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케이한 센바야시역(千林駅)에 있는 톤카츠 후이지(とんかつ ふじ井; 이하 "후지이")에 다녀왔습니다. 2025년도 기준,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된 오사카 지역 3개의 돈까스집 중 하나로, 2025년 6월 9일 현재, 타베로그 기준 일본 4위입니다. 나머지 두 군데 빕구르망은 쿄마치보리 나카무라와 돈카츠 카츠하나입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첫 방문은 올해 2월 16일이었으니 얼추 4개월 만이네요. 당시에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맛으로도 만족스러워서 이번에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이곳은 예약(테이블 체크)이 반강제 되는 곳입니다. 예약은 매월 10일 0시에, 그다음 달 분의 예약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7월 중에 찾아가고자 한다면 6월 10일 0시에 예약을 하면 되는 거죠. 물론 노쇼로 인해 공석이 생길 경우, 워크인도 가능은 합니다만 쉽지는 않으리라 봅니다. 첫 번째 방문했을 때는 제 옆에 계신 분이 워크인으로 오시긴 했는데 워낙 가게도 유명해지고 하다 보니 워크인은 힘들 것 같습니다.
장소는 센바야시역에서 도보로 약 3분 정도로 굉장히 접근성이 좋습니다. 센바야시의 또 하나 유명한 돈까스 집인 나카무라와는 도보로 7~8분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는 직선거리로는 그다지 멀지는 않은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쿄바시(京橋)를 경유해 조금 돌아가는 관계로 오늘도 자가용을 이용했습니다. 차로 가니 얼추 30분 정도 걸리네요. 가게에 별도 주차장은 없으니 근처의 코인 파킹을 이용해야 합니다. 가게에서 생각보다 가까운 데에도 코인 파킹이 있기는 한데 13시부터 18시까지는 입고/출고가 금지된 불가사의한 주차장이었기에 가게에서 도보로 약 8분가량 떨어진 곳에 주차했습니다 (30분 220엔).
가게 입구입니다. 입구 오른쪽에는 메뉴가 적혀있고 왼쪽에는 "오늘은 예약으로 만석입니다"라고 안내가 되어있습니다. 3대가 덕을 쌓지 않는 이상 워크인은 힘든 가게이니 예약하고 오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대가 덕을 쌓았다 하더라도 조상님들이 고생고생해서 모아놓은 원기옥을 고작 돈까스 따위에 쓰는 건 조금 아깝다고 봅니다.
모든 자리가 카운터 형식으로 되어있고 7명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왼쪽에 네 명, 오른쪽에 한 명이 이미 앉아계셨고 딱 저희 자리 두 자리만 비어있었습니다. "XX상이죠?"라고 바로 알아봐 주시고 안내해 주셨습니다.
참고로 아이는 초등학생부터 입점이 가능합니다. 또한 어린이용 메뉴는 없으며 1인 1 메뉴 필수입니다. "우리 애들이 적게 먹으니 둘이서 1 메뉴..."와 같은 기적의 논리는 허용되지 않습니다(사실 이 부분은 일본 어느 가게를 가도 마찬가지죠).
메뉴입니다. 꽤 많죠. 영어 메뉴는 없고 홀을 담당하시는 분 (사모님) 또한 영어를 단어 수준으로 밖에 구사하지 못하시니 일본어 실력, 또는 번역 수단이 요구됩니다. 사모님 말로는 외국인도 종종 오셔서 번역기로 이야기한다고 하시니까 괜찮지 않을까 싶네요. 런치는 평일에만 먹을 수 있고, 오늘의 히레카츠(70g) + 멘치카츠 or 사사미(닭 안심) 카츠 + 밥 / 국 / 양배추로 구성됩니다. 저희는 두 명이서 방문했고 아래와 같이 주문했습니다.
런치세트 (선택 메뉴는 멘치카츠)
히레카츠 하프사이즈 (70g) 추가. 품종은 에비스모찌부타(えびすもち豚)
사사미카츠
순백의 비앙카 로스 정식(純白のビアンカロース定食)
다들 처음 오시는 분은 "이왕 좋은 가게 온 거 좋은 거 먹고 가자!"라는 생각으로 제일 비싼 TOKYO X 시키시는 분도 있는데 기름진 것을 매우 매우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TOKYO X는 살코기보다는 맛있는 지방을 즐기기 위한 품종이기에 기름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삼겹살 수준의 기름이 아니니 오일리한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드립니다.
저는 예전에 TOKYO X를 먹고 비싸기만 하고 너무 위장에 부담스러웠던 경험이 있어, 가게 분에게 살코기를 즐기기 적합한 품종을 물어봤습니다. 고정메뉴로는 치바(千葉) 현의 하야시(林) SPF와 이와테(岩手) 현의 이와츄부타(岩中豚)가 추천되고 전자는 깔끔한 맛, 후자는 육향이 상대적으로 진한 느낌이라고 합니다. 2월에 왔을 때는 이와츄부타를 먹었는데 굉장히 훌륭했습니다. 이번에는 특선 품종 중 하나인 니가타(新潟) 현의 순백의 비앙카 로스 정식(180g)을 시켰습니다.
밥, 국, 양배추입니다. 소스는 왼쪽부터 일반적인 돈까스 소스, 가운데가 겨자 베이스 소스, 오른쪽이 핑크 솔트입니다. 양배추용 드레싱으로는 당근양파 드레싱, 참깨 드레싱 두 종류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당근양파 드레싱을 강력추천 드립니다. 함께 간 아내도 당근양파 드레싱이 더 맛있다고 하네요.
밥과 양배추는 1번 까지는 리필 무료이고, 2번째부터는 각각 200엔씩 받습니다. 밥이야 그렇다 쳐도 양배추 200엔은 좀 비싼 감이 없잖아 있네요.
첫 메뉴는 사사미, 즉 닭 안심 카츠입니다. 둘이서 셰어 하기 좋게 가운데 자리에 예쁘게 커팅해서 놔주십니다. 요즘 이마카츠?라는 곳이 사사미카츠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안 가봐서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그곳과는 비교하기 힘들겠습니다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어느 가게와 붙여놔도 이곳의 사사미 카츠가 압승하리라 확신합니다. 닭 안심으로 할 수 있는 요리의 한계치를 보여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튀김의 고소함, 바삭함, 그리고 닭의 부드러움과 고유의 육향이 정말 잘 어울립니다. 예전에 왔을 때도 감동이었지만 역시나 오늘도 감동입니다.
후지이의 카츠류는 소금에 찍어먹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소스로 맛과 향을 묻어버리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튀김이기 때문이죠. 돈까스를 소금에 찍으면 육즙 때문에 소금이 뭉쳐버리니 손으로 소금을 집어서 뿌려먹는 게 마지막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비결입니다.
또한 후지이의 튀김에 대하여 말씀드리자면 요즘 트렌디한 저온조리가 아닙니다. 이는 셰프님과 이야기해서 직접 들은 건데, 도쿄 나리쿠라(成蔵)와 같은 저온조리, 그리고 오사카의 만제(マンジェ)로 대표되는 올드스쿨의 중간 지점을 지향한다고 하셨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이게 뭐든지 중간을 지향하다 보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신비로운 괴식이 탄생하기 마련인데 여기는 그렇지 않습니다. 정말로 두 트렌드의 장점만을 조합한 튀김이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곳의 셰프님은 프렌치 레스토랑 출신이고, 돈까스로 전향하게 된 계기는 도쿄의 나리쿠라에서 먹은 돈까스에 충격을 받아서였다고 하네요.
두 번째 메뉴는 멘치카츠입니다. 간이 되어있기 때문에 아무것도 찍어먹지 말라고 하시네요. 실제로 간이 짭짤합니다. 멘치카츠 또한 너무너무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합니다. 조금 단단한 멘치카츠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 그런 분들에게는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둘 다 좋아하기에 이 메뉴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여기서부터가 메인입니다. 니가타현의 순백의 비앙카 로스(등심)입니다. 총 다섯 조각이 나오는데...
사실은 밑에 조그맣게 세 조각이 더 있습니다. 밑의 세 조각은 고기의 끄트머리로, 지방이 80% 정도는 됩니다. 하지만 다른 부위와는 다르게 상대적으로 고온으로 튀겨내어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게 먹을 수 있습니다.
로스의 맛은 매우 훌륭합니다. 저번에 먹었던 이와츄부타에 비하면 육향은 좀 덜한 편이지만, 맛이 깔끔하고 무엇보다도 육질이 부드럽습니다. 잇몸으로도 잘라먹을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만, 조금이라도 질기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이빨로 잘 잘립니다. 그리고 지방 부분 또한 TOKYO X처럼 진한 느낌이 아닌 굉장히 산뜻(?)한 느낌입니다. 지방도 적절히 녹아있어 먹기 편했습니다.
육향을 좋아하신다면 이와츄부타를 추천드립니다만, 이번 품종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일본어가 가능하시다면 원하는 지향점을 사모님이나 셰프님께 말씀하시면 거기에 맞는 품종을 추천해 주십니다. 매일매일 들어오는 고기 상태에 따라서도 다르기 때문에 꼭 "이 품종은 ㅇㅇ합니다!" 하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추가로 시킨 에비스모치부타 히레카츠 하프사이즈입니다. 요즘 저온조리 돈까스집 보면 안심의 가운데가 거의 레어상태인 곳이 많은데, 이곳은 약간의 핑크빛만 돌뿐, 속까지 확실히 익어있습니다.
두 번째는 런치세트에 붙어있는 오늘의 히레카츠로, 오늘 품종은 로스로도 먹었던 비앙카입니다. 후지이의 히레카츠는 "쫄깃하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둘 다 바삭한 튀김옷이 처음에 씹히고, 그다음에는 안심 특유의 육향, 이빨로 자를 때의 탄성에서 오는 쫄깃함이 느껴집니다. 육향은 비앙카보다는 에비스모치부타 쪽이 좀 더 강한 편이었습니다. 로스도 그렇고 비앙카가 전반적으로 육향이 절제된 편인 것 같습니다. 히레카츠는 로스카츠에 비해 맛이 단조로운 편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한두 번 정도는 소스에 찍어먹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다 먹고 나면 허브티가 나옵니다. 다 먹고 차를 마시는데 예약손님 4분이 들어오셨습니다. 뭔가 손님들 이야기하는 게 맛잘알 같은 느낌이고, 가방에서 별 이상한 조리기구가 튀어나오길래 동종업계 사람이겠거니 했는데 소지키 나카히가시(草喰なかひがし)의 오너 셰프라고 하더군요. 교토에 있는 가게로 이번에 미슐랭 2 스타와 그린 스타를 동시에 수상한 가게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미슐랭 등재 기념으로 축하 파티(?)를 하시는 게 아닐까 싶은데 미슐랭 2 스타 셰프들도 멀리서(?) 찾아먹는 돈까스 집이라니... 개인적으로도 납득이 갑니다. 본인들이 마실 와인을 싸들고 오셨던데 어쩌면 콜키지가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유명한 나리쿠라는 아직 못 가봤습니다만, 생각보다 전국의 유명한 돈까스집은 꽤 가봤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로서 제 안에서 일본 No.1 돈까스는 여기 후지이입니다. 이제 곧 7월 예약 접수 시작할 텐데, 당연히 7월에도 갈 예정입니다. 이번에 갔을 때도 사모님께서 "저번에 오셨을 때도 여기 앉으셨죠?" 라면서 기억해 주고 계시더군요. 마지막에는 셰프님도 인사하러 나오시길래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뭐 대박 맛있네요. 노벨 돈까스상 언제 받으시나요 [뻥임], 또 올게요, 이런 내용...).
계산은 현금은 물론 카드나 PayPay 등도 가능합니다. 저희는 카드로 계산했는데 6,850엔 나왔습니다. 요즘 돈까스 좀 한다는 집은 기본적으로 인당 3,000엔 이상은 줘야 하니 비싸다고 할 수는 없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사실 인당 5~6,000엔이라고 해도 올 것 같습니다. 그만큼 만족도가 높은 가게입니다.
세 번째 방문했을 때 받아온 싸인입니다 (본 글은 두 번째 방문했을 당시의 리뷰입니다).
시간이 남으시면 가게 근처의 상점가를 둘러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요즘 지방 상점가가 점점 쇠락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평일 점심임에도 불구하고 활기가 넘쳤습니다. 규모가 굉장히 큰 상점가인데, 타깃으로 하는 연령층이 꽤 높습니다. 이런 상점가일수록 점점 쇠락 중이라고는 하는데 여기에 와보면 딴 나라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센바야시역과 옆의 타키이(滝井) 역은 맛집도 상당히 많은 동네라고 하는데요, 언젠가 후지이 말고도 다른 가게를 가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센바야시까지 왔으면 후지이 말고 다른 선택지는 눈에 들어올 것 같지는 않지만요.
종합평가: ★★★★☆ (4.7)
상점명 : 톤카츠 후지이(とんかつ ふじ井)
시식일시: 2025년 6월 9일 (월) 12시 45분경
위치: 케이한(京阪) 센바야시(千林)역 도보 3분
Google map : https://maps.app.goo.gl/tKPmrieZYDQ1RrWQ8
제 리뷰의 점수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명점 = 장시간의 웨이팅 또는 치열한 예약경쟁의 가치가 있는 집
★★★:맛집 = 단시간의 웨이팅 또는 예약의 가치가 있는 집
★★:평범 = 어딜 가나 있을법한 퀄리티
★:비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