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 가을과 겨울의 중간
저의(底意)라는 단어는 두 글자밖에 되지 않는다.
밑 저에 뜻 의라고 _
구름, 사탕, 햇빛, 야옹 모두 두 글자지만 그렇다고 이와 준하게 자주 하면 안 되는 말이라 그렇게 생각했다.
그럼에도 살다 보니 종종 저 단어를 입에 올릴 경우가 있었다.
대뜸 무당이냐면서 백미러로 질문하던 택시기사님이 있었다. 무당이 아니라 해도 사람들은 뭐든 스스로 믿기로 결정하면 믿어버렸고.
- 제가 여복이 있습니까?
- 그건 모르겠네요. 그 말을 하는 저의가 뭡니까
그는 갑자기 울면서 저 밑에 쌓아놓은 말을 쏟아내더니 도착지에 도착해 내려서는
"좋은 날에 또 만나면 좋겠습니다!!"
라며 폴더 인사를 했었다.
모두에게 다정하지도 날카롭지도 않지만
시간과 돈 내고 무언가 배우러 온 사람에게는 자주 날카롭게 군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 그 질문의 저의가 뭐예요?
- 네?
- 아, 제가 지우개를 잘라도 되는지 궁금해서요
- 그걸 왜 저한테 물어요
- 아... 한 번 다시 생각해 볼게요
- 제 저의는 얼마나 자기 확신이 없으면 이런 걸 질문하나_ 인데요, 그럼 이제 본인의 저의는 뭐예요
- 확실히 제가 자기 확신이 좀 없는 거 같아요
- 네, 이젠 좀 가져보세요
지나가듯이 했던 대화가 떠올랐다
- 너는 원하는 거 있어?
- 딱히
- 그럼 그냥 아무거나 바라는 건?
- 글쎄, 한 번 생각해 볼게
그러다가 주변 종이에 날리듯이 썼던 건
'똑똑하지만 날카롭지 않은 사람이 되는 것'이었는데
과연 쉽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