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을 모르는 바다가 핵심이야
그렇게 말해야 했다.
높은 곳에서 다이빙을 하듯 살아 본 거 같은데도 뭔가 어렵다는 누군가의 말에 대해서
난 이렇게 했고 너도 그래야지 _ 라든가
난 사실 알지만 잘 몰라 _ 라고는
죽어도 말하기 싫었기 때문에
수심을 모르는 바다에 기어코 뛰어드는 일
아무도 쉬울 거라 감히 짐작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하게 되리라
우리 모두 내심 알고 있는 일, 마치 꼭 그런 것 같다.
직업도 없이 가족과 단절하고 집을 나와 통장에 있던 전재산을 털어한 것이 기타 학원 1년 수강료 지불이라면, 이 정도면
말하기에도 무겁지 않고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산 정상에 가면 가장 많은 새
그건 정말 까마귀가 아닐까?
산 위에서 보이는 까맣고 큰 새.
저건 너무 커서 까마귀일리 없다 생각하면
그건 보기 좋게 모두 까마귀였다.
까마귀는 바람 위에 떠 있을 때가 종종 있었다.
여러 마리 혹은 한두 마리 떼를 지어서
꼭 서퍼가 파도를 타듯 그 자리에 가만히 바람에 몸을 맡기고 정작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렇게 타는 걸
자주 멀리서 구경하곤 했다.
바람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여
그게 인간은 부러웠다.
운이 좋아 산과 강이 많은 한국에서 태어나
걸어 다니며 많이 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홍제천이었을 것이다.
강이 빛나고 있었다. 오리 가족들도 있었지만,
한동안 시선을 뺏긴 건 빛나는 강이었다.
강이 궁금했던 날이 있었다.
있잖아, 강도 어떤 생각 같은 걸 하려나?
- 음, 글쎄... 내 생각엔 강은 사념체래
- 사념체...
버스를 타고 짧은 여행을 떠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던 길,
더 노력을 기울여 솔직하고 다정하게 말해줄 걸_
하고 짧게 후회했지만 별도리가 없었다.
그건 이미 내 것이 아니었고
야경은 고맙게도 고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