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을 모르는 바다에 뛰어드는 일

by mess planet expert


Daniel Ablit, <Arrival at night>
핀터레스트에서 찾아 저장했던 바다 사진이었다

수심을 모르는 바다가 핵심이야



그렇게 말해야 했다.



높은 곳에서 다이빙을 하듯 살아 본 거 같은데도 뭔가 어렵다는 누군가의 말에 대해서


난 이렇게 했고 너도 그래야지 _ 라든가

난 사실 알지만 잘 몰라 _ 라고는

죽어도 말하기 싫었기 때문에



왠지 향냄새가 날 거 같다




수심을 모르는 바다에 기어코 뛰어드는 일


아무도 쉬울 거라 감히 짐작할 수 없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하게 되리라

우리 모두 내심 알고 있는 일, 마치 꼭 그런 것 같다.


직업도 없이 가족과 단절하고 집을 나와 통장에 있던 전재산을 털어한 것이 기타 학원 1년 수강료 지불이라면, 이 정도면

말하기에도 무겁지 않고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창공을 가로지르는 까마귀

산 정상에 가면 가장 많은 새

그건 정말 까마귀가 아닐까?


산 위에서 보이는 까맣고 큰 새.


저건 너무 커서 까마귀일리 없다 생각하면

그건 보기 좋게 모두 까마귀였다.


까마귀는 바람 위에 떠 있을 때가 종종 있었다.


여러 마리 혹은 한두 마리 떼를 지어서

서퍼가 파도를 타듯 그 자리에 가만히 바람에 몸을 맡기고 정작 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그렇게 타는 걸


자주 멀리서 구경하곤 했다.


바람을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보여

그게 인간은 부러웠다.



아마도 홍제천의 어떤 날


운이 좋아 산과 강이 많은 한국에서 태어나

걸어 다니며 많이 볼 수 있음에 감사한다.


홍제천이었을 것이다.

강이 빛나고 있었다. 오리 가족들도 있었지만,

한동안 시선을 뺏긴 건 빛나는 강이었다.



강이 궁금했던 날이 있었다.



있잖아, 강도 어떤 생각 같은 걸 하려나?


- 음, 글쎄... 내 생각엔 강은 사념체래

- 사념체...


사념체들의 강이 떠오르는 이미지, (David Haughton)의 '황혼 - 먼 배와 딸기나무(Crepuscule - Distant Ships and Arbutus Tree)


버스를 타고 짧은 여행을 떠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던 길,


더 노력을 기울여 솔직하고 다정하게 말해줄 걸_

하고 짧게 후회했지만 별도리가 없었다.


그건 이미 내 것이 아니었고

야경은 고맙게도 요했다.


Ivan Aivazovsky, Darial Gorge, 1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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