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쉽게 범람한 마음의 흔적
드라마 '청춘시대'를 봤다. 진명이 매니저에게 사과하라고 소리지르는 장면에서, 다 밝은 새벽에 나 정말 개처럼 울었다. 서럽게 엉엉 울었다. 충분히 사과받지 못했던 날들을 생각했다. 사는동안 너무 자연스럽게도 약자였던 날의 일들. 이를테면 나는 한 때 나이가 어렸고, 신입사원이었고, 사람을 사랑하는 일에 서툴렀다. 어제 일처럼 선연한 분노의 순간들이 떠오르는가 하면, 문제라고 정의했을 때 감당해야할 것들이 두렵고 어려운 나머지 나조차도 감히 잘못되었다 여기지 못했던 비겁의 순간들도 떠올랐다. 더는 그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어린 여자애도 아닌데, 수도 없이 상처주었을 일이나 반성할 줄은 모르고, 아 나라는 인간은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허공을 향해 땡깡이나 부리며 살게 되는 것일까, 무섭고 억울해서 더 크게 울었다.